FC서울 기성용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가해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한 가운데 피해를 주장하는 후배 A(31)씨가 "폭로 이후 기씨 측에서 사과하겠다며 폭로한 내용이 '오보'라는 기사가 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부탁이 왔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기성용 측이 A씨의 육성 녹음 파일을 공개하면서 반박에 나섰다.
25일 기성용의 법률 대리인 송상엽 변호사(법무법인 서평)는 "전날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 중 한 명이 첫 수사를 받았다"며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공익을 위하여' 성폭력을 폭로하는 큰 결심을 했다고 주장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송 변호사는 "피의자의 행동이 범죄인의 행동인지, 공익을 부르짖는 공익제보자의 행동인지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수 있도록 추악한 진실을 공개한다"면서 "언론에 '돈 필요없다', '사과 한마디면 된다'던 피의자는 막상 피의자의 중학교 후배를 통해 기성용 선수에게 '오보라고 해주고 돈 받아야지'라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이어 "직접 들어보실 수 있도록 피의자 자신이 '기성용 선수에게 돈받아야지'하는 육성을 첨부했다"면서 "이 녹음 파일은 수사기관에 제출돼 있다"고도 했다.
해당 녹음 파일에는 한 남성이 "성용이 형한테 돈 받아야지 뭐. 우리는 XX, 돈 받을 생각 1도 없었는데…XX. 돈을 받(으려)고 했으면 진작 전화했지, 성용이 형한테…"라고 언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 송 변호사는 "녹음의 관련 부분만 제시한 것을 두고 피의자 측은 또 악마의 편집이라고 할 것"이라면서 "피의자 측은 기존에 공개한 녹음파일도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불리하면 무조건 악마의 편집이라고 주장만 하지 말고, 서로 다 갖고 있는 파일이니 어느 부분이 악마의 편집인지 지적해 전체를 공개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송 변호사는 "중학교 직속후배가 선배인 피의자에 대한 배신감과 억울함에 자신과 피의자 간의 통화녹음을 기성용 선수 측에 제공했고 저희는 이를 수사기관에 증거로 제출했다"면서 "기성용 선수는 대국민 사기극 수사에 정정당당하게 협조하고 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대국민 사기극이 반드시 처벌받도록 함께 감시해달라. 곧 수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성용에게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기씨로부터 고소를 당한 후배 A씨는 전날 경찰에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다.
A씨 등 2명은 지난 2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기씨와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씨 측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결백을 주장하면서 지난 3월 이들을 경찰에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하고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이날 경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폭로 이후 기씨 측에서 사과하겠다며 폭로한 내용이 '오보'라는 기사가 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부탁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자신이 20여년 전 일을 폭로한 이유에 대해 "배구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교 폭력을 폭로한 분들이 용기를 낸 것처럼 저희도 용기를 냈다"면서 "(기씨가) '진실의 힘을 믿는다'고 한 만큼 누구 이야기가 진실인지 경찰이 공정히 수사해주기를 부탁한다"고도 했다.
또한 A씨는 "용기를 내서 폭로한 이후 과정이 이렇게 힘들어질 줄 몰랐다"며 "그분은 정말로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 건지 궁금하고, 20년 동안 제 친구와 제가 이상한 사람이 돼서 계속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싶기도 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A씨는 바라는 것은 단지 '사과 한마디'라면서 "기씨와 B씨가 사과만 했으면 이 자리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금전적 보상은 전혀 원치 않는다. 저나 다른 피해자 모두 돈을 벌 만큼 벌고 있고, 돈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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