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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나고 갭투자까지…빌라 거래, 5개월째 아파트 추월

<부동산 정책이 만든 시장 왜곡>

상대적으로 값싸 젊은 층서 매수

'언젠가는 재개발' 투자도 몰려

"정책이 만든 시장 왜곡" 지적

환금성 떨어져 '시한폭탄' 우려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매매 거래량이 5개월 연속 아파트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쉼 없이 오르자 주거 환경이 열악한 빌라에 둥지를 튼 수요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정부의 ‘2·4 공급 대책’, 서울시의 ‘재개발 활성화 방안’ 등으로 막연한 개발 기대감을 안고 갭 투자에 나서는 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결과적으로 부동산 정책이 시장의 왜곡을 더 심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빌라는 환금성 등 여러 면에서 제약이 많다. 실수요자나 갭 투자자나 피해를 볼 여지가 다분한 셈이다.



◇빌라 거래, 5개월 연속 아파트 추월=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인 5월 서울 빌라 매매 거래량은 이달 14일 기준 5,056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량은 3,975건이다. 빌라가 1,000건 이상 많은 것이다. 5월 거래량 집계 기간이 보름가량 남은 만큼 매매 건수는 추후 더 늘어나겠지만 빌라가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하는 흐름은 유지될 것이 확실시된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빌라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만 해도 아파트 거래량은 1만 5,622건을 기록한 데 반해 빌라는 반 토막에도 못 미치는 6,634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1월 아파트 거래량이 5,769건, 빌라 거래량이 5,828건을 기록하며 빌라가 아파트를 추월한 것. 이후 거래량 격차는 계속 벌어졌다. 1월에는 단 59건 차이였지만 2월에는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보다 14.9%(576건) 더 많아졌다. 3월과 4월에도 빌라 거래가 더 많았다. 결과적으로 1월부터 5개월간 빌라 거래가 아파트를 추월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6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월 집계가 완료되려면 아직 한 달 반가량 남았지만 이달 14일 기준으로 빌라는 593건, 아파트는 총 213건이 거래됐다. 빌라의 거래 건수가 아파트의 두 배를 훌쩍 넘은 것이다. 거래량이 많아지면서 가격 상승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통계를 보면 서울 빌라의 올해 1~5월 누적 상승률은 1.13%다. 지난 한 해 동안의 누적 상승률은 1.16%다. 올해 들어 5개월 동안의 상승률이 지난해 1년 동안의 상승률과 맞먹는다는 의미다.



◇시한폭탄 돼가는 빌라 시장=빌라 거래가 ‘폭증’한 것은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함께 진입했기 때문이다.

우선 아파트값과 전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아파트 시장에서 밀려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빌라로 눈을 돌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9억 1,712만 원으로 ‘고가 주택’ 기준 가격을 넘지만 빌라 평균 매매가는 3분의 1도 안 되는 2억 6,926만 원이다. 자금이 부족한 젊은 세대들이 진입 장벽이 낮은 빌라 매수에 나서는 이유다.

실수요뿐만이 아니다. ‘재개발’에 대한 막연한 기대로 다세대·연립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또한 상당하다. 사업 진행은커녕 지구 지정조차 되지 않았지만 일대에 노후화된 주택이 많으니 언젠가는 재개발되리라는 기대감에 빌라 매입에 나서는 것이다. 공공재개발을 비롯한 정부의 각종 공급 대책도 이 같은 빌라 매입 수요에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갭 투자에 나서는 30대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빌라 시장은 실수요자든 투자자든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큰 곳이다. 부동산 정책이 만든 시장 왜곡으로 인해 빌라 시장 규모만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우려를 보내고 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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