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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울어진 노사’ 시대, 사용자 대항권도 보장해야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 협약 비준에 맞춰 개정한 ‘노조 3법(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이 7월 6일부터 시행된다. 실업자와 해고자 등 비종사 근로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을 허용했고 노조 전임자의 급여 지급을 금지하던 규정을 삭제했다. 개정안은 가뜩이나 기울어진 노사 운동장을 노조 쪽으로 더 쏠리게 하는 독소 조항이 많다는 점에서 매우 걱정스럽다.

논란이 큰 대목은 비종사자의 노조 활동과 사업장 출입 문제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용자의 효율적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만 적혀 있을 뿐이다. 산업계는 “사용자의 승인 없이 사업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명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정부는 “노사가 협의해 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경영계는 “파업 중 노조원들이 사업장을 기습 점거해도 다른 직원들이 대체 근로를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경영계는 해고자와 실업자가 기업 노조에 가입하면 노사 교섭에서 해고자 복직, 실업 대책 마련 등 기업 종사자의 근로조건 범위를 넘어선 요구들이 빗발칠 개연성이 있다고 걱정한다.

설상가상 다음 달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주 52시간제가 전면 적용된다. 대기업들과 달리 영세 업체들은 주 52시간제에 발이 묶이면 생존이 쉽지 않다. 사법 처리 유예 기간을 충분히 주는 등 숨통을 열어줘야 활로를 찾을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은 4년 내내 이념에 사로잡혀 편 가르기를 하느라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남발해왔다. 노사를 갈라치는 것도 모자라 각종 규제로 기업에 족쇄를 채우니 사업하기 어렵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더 많은 투자를 끌어내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려면 내년 4월 ILO 핵심 협약 발효에 앞서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등 사용자의 대항권을 보장해야 한다. 또 단체협약 유효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한 것에 맞춰 교섭 대표 노조의 대표권 유지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보완 조치 등도 필요하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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