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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경영평가 대거 오류에…공공기관 '부글'

"점수 잘못된것 같다" 민원 밀물

확인 결과 가점 미반영 드러나

등급 대거 변동 등 후폭풍 예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3일 국회에 출석해 이마를 닦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정부로부터 ‘2020년도 경영 평가’ 상세 현황을 건네받은 국내 A 공공 기관의 평가 담당자는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 자체 평가 결과 42.5점 만점에 38점으로 계산해뒀던 계량 부문 경영 평가 점수가 정부에서 건네받은 ‘성적표’에는 28점에 불과했다. 무려 10점이나 예상 점수와 달랐다. 단 1점으로 평가 등급(S~E까지 6개 등급)이 바뀌는 공공 기관 평가에서 10점이면 등급이 3~4계단 이상 뒤로 밀릴 수 있다. 임직원들의 성과급도 평가 점수에 연동해 수백만 원 이상 깎이게 된다. 이 담당자는 “계량 부문 점수는 평가 기준이 이미 나와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점수 차이가 나올 수 없는 구조”라며 “평가 산식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기획재정부에 즉각 이의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주에 발표한 ‘2020년도 공공 기관 경영 평가’에서 무더기 오류가 뒤늦게 발견되면서 낙제점을 받았던 공공 기관 임직원들이 분노하고 있다. 평가권을 쥔 ‘갑’ 기재부의 눈치를 보느라 대놓고 목소리를 높이지는 못하지만 이래서야 공기관 평가를 믿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2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재부가 올해 공기관 평가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은 이달 23일 오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같은 102개 준정부 기관들로부터 “올해 평가 점수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무더기 민원이 쏟아져 들어오면서다. 깜짝 놀란 기재부가 사실 확인에 나선 결과 준정부 기관 평가 과정에서 일부 평가 지표 점수가 누락되거나 가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등의 오류가 확인됐다. 단 한국전력·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29개 공기업에 대한 평가에서는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점수 합산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 재평가를 거쳐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공공 기관 경영 평가는 기재부의 개입을 막기 위해 민간 평가단에 위탁하는 일종의 용역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전에 오류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게 기재부의 기본 입장이다.

하지만 점수 오류가 예상보다 커 공기관 평정 등급에도 대규모 변동이 예고되면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가령 낙제점(D·E) 등급을 받았던 공기관의 점수가 상향 조정될 경우 보통(C) 이상 등급을 받았던 다른 공기관의 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준정부 기관의 경우 탁월(S) 등급을 받으면 기본급의 100%를 성과급으로 받지만 D나 E 등급을 받으면 성과급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저(低)성과 기관으로 찍혀 해임 건의를 받은 4개 기관(우체국물류지원단·한국보육진흥원·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평가 결과가 뒤바뀌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공공 기관 경영 평가가 시작된 1984년 이후 평가 결과가 뒤집어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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