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회원 가입 조건으로 600만 원짜리 계좌를 최소 1개 이상 개설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회원 5만2,000여 명으로부터 2조2,100억여 원을 입금받은 암호화폐 거래소 '브이글로벌' 운영진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은신처 등 3곳에서 브이글로벌 대표 이모 씨와 운영진, 그리고 사실상 같은 회사인 브이에이치 대표 등 4명을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등 혐의로 체포했다.
이씨 등은 "암호화폐에 투자해 수개월 내로 3배인 1,800만 원의 수익을 보장하겠다", "다른 회원을 유치할 경우 120만 원의 소개비를 주겠다"고 하는 등 수익과 각종 수당 지급을 내세워 회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수익이 지급되기도 했으나 이는 먼저 가입한 회원에게 나중에 가입한 회원의 돈을 수익 명목으로 주는 일명 ‘돌려막기’ 수법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입금된 돈 가운데 대부분이 돌려막기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4일 경찰이 이 거래소 사무실을 처음 압수수색할 당시 피해자와 피해 금액은 각각 4만여 명, 1조7,000억 원으로 추산됐으나 이후 수사를 거치며 피해자와 피해 금액 모두 늘어났다. 피해자들은 피해자와 피해 금액이 최대 6∼7만 명에 3조8,000억 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일단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 피해 금액만 체포 영장에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 초기 거래소 계좌에 있던 2,400억여 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신청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몰수보전이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에 몰수 대상인 불법 수익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원의 처분이다.
경찰은 올해 2월 이 거래소에 대한 범죄 첩보를 입수한 뒤 4개월가량 수사를 이어오는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거래소 대표 등을 체포한 것은 맞지만 자세한 것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밝힐 수 없다"며 "이들을 상대로 범행 경위, 여죄 등을 조사한 뒤 곧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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