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사랑이 차갑게 식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무섭게 사들이며 매수에서 압도적인 1위 종목이었으나 이달 들어 순매도로 전환했다. 최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애플도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19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해외 주식 순매도 1위 종목은 애플로 1억 3,226만 달러어치를 팔았다. 애플의 경우 서학개미들이 이미 지난 5월부터 4,033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투자 열기가 식었다.
서학개미들은 이달 들어 테슬라도 3,996만 달러어치를 팔았다.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사랑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연초 이후 매달 순매수를 기록하며 상반기에만 17억 1,482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같은 기간 순매수 상위 2위 애플(8억 4,378만 달러), 3위 TSMC(4억 4,560만 달러), 4위 팰런티어(3억 9,844만 달러)의 매수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그러나 이달 들어 테슬라에 대해서는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가 이끄는 ARK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달 들어 3,074만 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경우 지난해의 대규모 매수로 인해 해외 주식 잔액 기준으로는 올해도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ETF는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들이 2억 달러 넘게 매수하며 순매수 상위 9위 종목에 올랐다.
무엇보다 금리가 오르면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고평가 낙인이 찍힌 기술주들이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점이 서학개미들의 마음을 돌리게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일론 머스크라는 최고경영자(CEO)의 돌출 행동도 리스크지만 무엇보다 전기차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며 “게다가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내 테슬라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것도 성장성에 우려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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