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군 이후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하면서 미국 내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19일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한미 협력방안 모색' 온라인 세미나에서 북미 관계를 두고 “단기·중기적으로 굉장히 비관적”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아프간 철군으로 피랍사태나 난민사태 등 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향후 몇 개월간 북한의 우선순위는 그만큼 밀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경제 문제로 인해 대북 협상의 중요도가 더 후순위로 밀리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한 제재 완화나 인도적 지원 등의 방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제재 해제나 완화, 관계 정상화, 평화, 경제지원 등 북한이 원하는 부분을 다루지 않고서는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도 "동시 행동을 불러오기 위한 선제적 마중물로 인도적 지원을 통 크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일단 극소수 인원으로 비밀접촉과 협상을 시도하자"고 제안했다. 내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3주년을 맞아 북미 간 비밀접촉 및 협상 가능성을 점친 것이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공유할 수는 없지만, 한미 간 인도주의 차원의 대북협력 등 다양한 대북 관여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을 대화로 나오도록 이끄는 방법이 무엇이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등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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