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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英항모 타보니...아마존급 무인자동화로 韓경항모 사업 롤모델

'엘리자베스호'에 무인자동화로 인력 최소화 구현

사람 개입 없이 갑판까지 탄약 등 물류이송 척척

재래식 추진방식으로도 하루 965km 이동 가능

5세대 전투기 F-35B 운용에 최적화된 설계 적용

9개월간 전방배치 작전 가능하도록 설비 잘 갖춰

최소 인력으로 경항모 운영할 韓에 시사점 제공

한국과 영국 해군의 연합훈련이 실시된 지난달 31일 오후 동해 남부 해상을 항해 체류 중인 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함에서 영국 전투기 F-35B가 이륙 시연 준비를 하고 있다. /퀸엘리자베스호=사진공동취재단




지난 8월 31일 포항 동쪽 방향의 동해 공해에선 이례적인 연합훈련이 실시되고 있었다. 영국의 최신 항공모함이 우리 해군과 인도적 차원의 탐색·구조 훈련 및 상호 군수물자 등을 주고 받는 해상군수기동 훈련을 벌인 것이다. 해당 항모는 배수량 6만5,000톤급의 ‘퀸 엘리자베스’호다. 영국 항모의 방한은 ‘인빈시블’호(1992년 방한), ‘일러스트리어스’호(1997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국방부 공동취재단은 영국측 초대로 이날 오후 훈련 중이던 퀸 엘리자베스호에 승선했다. 헬기를 타고 착륙한 취재진의 첫 눈에 들어온 것은 축구장 2개 면적보다 넓은 1만6,000㎡면적의 비행 갑판이었다. 갑판 위에선 스텔스 전투기 ‘f-35B’ 10여대와 정찰감시용 ‘멀린’ 헬기 2~3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중 F-35B전투기 두 대가 연이어 날아 오르는 ‘이함’ 시연을 보였다. F-35B는 마치 헬기처럼 수직 이·착함을 할 수 있지만 이날은 직접 갑판 위를 활주하는 방식으로 이함을 시연했다. 비행갑판 위를 달리더니 굉음과 더불어 불과 5초 만에 날아 올랐다. 퀸 엘리자베스호의 활주로는 대형 항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은 편이지만 스키점프대처럼 경사 진 구조로 설계된 덕분에 F-35B가 이번처럼 짧은 구간만 활주하고도 날아오를 수 있다. F-35B는 보통 이함 시에는 활주로를 달려 날아오르고 착함할 때에는 수직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제임스 블랙모어 영국 해군 항모비행단장(대령)은 퀸 엘리자베스호에 F-35B를 최대 36대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해당 전투기들을 하루 72소티(sortie, 비행 횟수)까지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퀸 엘리자베스호에서 운용하는 f-35B전투기는 영국 공군 617비행대대가 운용한다. 배는 해군이 운용하지만 함재기용 전투기는 공군이 운용하고, 유지 보수 인원도 함께 승선해 작업하는 일종의 ‘합동부대’ 로 조합된 것이다.

한국과 영국 해군의 연합훈련이 실시된 지난달 31일 오후 동해 남부 해상에서 영국의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함이 항해 체류를 하고 있다. /퀜엘리자베스호=사진공동취재단


블랙모어 대령은 “퀸 엘리자베스호는 설비를 잘 갖춘 F-35 운용기지”라고 평가하면서 “F-35 전투기 지원에 특화돼 설계돼 첨단 스텔스기 운용에 필요한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잘 갖춰진 운용기지로서 설계 됐기 때문에 7~9개월 동안이나 전진 배치돼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그는 첨언했다.

이날 실시된 연합훈련의 명칭은 '한영연합 해상기회훈련'이다. 이번에 우리 영해를 들른 퀸 엘리자베스호 항모 전단은 구축함 2척, 호위함 2척, 지원함 2척, 잠수함 1척을 비롯해 모두 8척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미국·네덜런드 함정도 각각 1척씩 포함됐다. 이중 이번 훈련에 참여한 것은 미국, 네덜란드의 함정과 잠수함 등을 제외한 4척이었다. 우리측 해군에선 1만4,000톤급 대형수송함인 ‘독도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이 훈련에 동참했다.

이번 훈련 중에서도 탐색·구조 훈련은 특정 해역에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상황을 가정해 실시됐다. 훈련 참가 함정들은 상호 위치를 추적·탐색하고 통신을 교환하면서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스티브 무어하우스 영국 해군 항모전단장(준장)은 "헬기와 함정들을 통합 운용해 중복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함께 수색작업을 진행하는 게 목표였다"고 전했다. 또한 "함정 간 신속한 정보 교류로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영국 해군의 연합훈련이 실시된 지난달 31일 오후 동해 남부 해상에서 영국의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함이 항해 체류를 하고 있다. /퀸엘라지베스호=사진공동취재단




퀸 엘리자베스호는 ‘프린스 오브 웨일즈’호와 더불어 영국이 보유한 2척의 항모 중 하나다. 영국이 2척의 항모를 운용하는 것은 임무 수행과 휴식(정비·대기 등)을 번갈아 진행하기 위해서다. 항모비행단장인 제임스 블랙모어 해군 대령은 “(현재 영국으로선) 추가적인 항모 건조 계획은 없다”며 “항모는 50년 운영을 기반을 설계됐는데 이는 우리(영국)의 미래 구상에 상당한 비중으로 포함된 무인항공기나 드론과 같은 미래 기술 적용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도입될 모든 기술은 f-35전투기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며 “f-35는 앞으로 30~50년 동안 영국 항모의 주요 무기 체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12월 7일 취역했는데 전장 284m, 전폭 73m에 달하는 선체로 건조된 중형 항모다. 승조원은 1,600여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 방식은 핵추진 방식이 아닌 재래식이지만 하루 24시간 동안 무려 600마일(약 965.6km)를 이동할 수 있다. 이는 6개에 달하는 재래식 엔진(가스터빈 2개, 디젤엔진 4개)이 충분한 동력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블랙모어 대령은 “우리(영국)은 핵추진방식을 잠함에는 탑재했지만 2대 건조한 항공모함에는 탑재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우리 해군이 추진중인 경항공모함의 모형이 올해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센터에서 열린 경항모 관련 토론회에서 선보였다. /민병권기자


올해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관에서 열린 경항공모함 관련 토론회에서 주요 전문가들과 참석자 등이 우리 군이 건조를 추진 중인 경항모 전시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민병권기자


이 항모는 우리 해군이 개발·건조를 추진 중인 경항공모함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함정은 해군이 운용하고, 함재기는 공군이 운용하는 합동부대 운용방식이라든지, f-35와 같은 5세대 전투기를 함재기로 운영화하기 위해 최적화된 함정디자인이라든지, 첨단화된 무인 자동화 시스템 등으로 함정 운영 인원을 최소화해 동급 최강의 운영효율성을 자량한다든지, 재래식 추진체계로도 장기간 장거리 작전 운용능력을구현한다든지 하는 점 등에서 우리 군에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무인화된 자동화 설비가 인상적이었다. 무어하우스 준장은 “항모의 어느 곳을 보든 첨단 기술을 볼 수 있다”면서 “(그 중에서도) 탄악을 관리하고 수송하는 것은 완전히 전자화됐고, 원격으로 조종한다”고 소개했다. 탄약 화물별로 기재된 고유의 바코드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탄약을 비행갑판까지 수송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의 기계장비들은 모두 원격으로 관리돼 (함정 운용에 필요한) 인원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전자화된 퀸 엘리자베스호의 자동 물류시스템에 대해 “(세계적 정보기술 및 유통기업인) 아마존의 물류창고와 같다"고 평가했다.

해군 관계자는 “우리 해군도 제한된 예산과 인력의 압박 속에서 경항모를 건조·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 운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선박을 운용할 수 있는 퀸 엘리자베스호의 노하우를 본 받을 만 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가 건조하려는 경항모는 4만톤급에 달하는 규모이지만 퀸 엘리자베스 이상으로 첨단화된 무인자동화 설비와 전자·디지털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도입해 (1만4,000톤급인) 독도함 수준의 인력만으로도 운용할 수 있도록 효율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퀸엘리자베스호=국방부 출입기자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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