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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FOCUS] DL건설, '대세'인 ESG채권 흥행도 실패한 이유

최대 1,000억 자금 조달 계획했다 물거품

DL 인지도 낮고 신설 법인 한계 극복 못해

어중간한 'A-' 등급에 ESG투자자도 외면





지난 1일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DL건설(001880)이 흥행에 실패했다. 올해 '대세'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을 내세워 최대 1,000억 원 조달을 계획했지만 기관 수요가 800억 원에 그쳤다.

올 들어 ESG채권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일반 회사채(5.5대 1) 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어 DL건설의 저조한 결과는 IB(투자은행)업계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DL건설도 ESG 붐을 염두에 두고 300억원 규모로 발행하는 3년물을 ESG채권으로 계획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산업은행의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가 150억원을 인수한 것을 제외하면 DL건설 3년물 회사채에 들어온 실질적인 시장 주문은 310억 원에 불과했다. 수요를 턱걸이로 채우면서 목표한 1,000억 원 조달도 불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발행금리도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평균 금리) 대비 1bp(1bp=0.01%포인트)~10bp 수준으로 결정됐다. 동일한 신용등급(A-)임에도 불과 이틀 전 모집액의 2배가 넘는 매수 주문을 받아 2.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삼양패키징(A-)과도 대비된다.



시장에서는 DL건설의 참패에 대해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때문으로 분석했다. A-등급의 경우 AA보다는 BBB에 가까워 절대적인 투자 수요가 적은 편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일반적인 회사채 투자자들이 잘 담지 않는 등급이기도 하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일반적인 포트폴리오에는 절대 담지 않고 수익률 제고를 위해 가끔 인수하는 정도"라며 "인수 목적이 애초에 다르기 때문에 ESG 여부는 중요치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에게 DL 브랜드의 인지도가 낮은 영향도 컸다는 관측도 나온다. DL건설은 대림산업 계열사였던 삼호가 고려개발을 흡수합병하면서 탄생한 신설 법인이다. 저신용 회사채의 경우 안정성 대비 수익률이 높아 증권사의 리테일(개인 투자자) 수요가 많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개인들에게도 친숙한 기업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DL건설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시장에 등장하면서 매수세가 적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저신용 회사채 시장의 또다른 주요 투자자는 지역 단위 농협이나 카드·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인데 이들 역시 실적 변동성이 큰 건설업이나 해운업 회사채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캐리트레이드(금리 차에 따른 수익 실현) 여지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만기까지 보유해 약속된 이자를 받거나 싼 값으로 시장에 처분할 수밖에 없다. 비싼 값에 샀지만 결국 전체 수익률을 갉아먹는 주범이 되는 것이다.

한편 본격적인 금리인상 국면에 접어들면서 저신용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는 약화되고 있다. A-등급 3년물 회사채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 차)는 7월 한때 148bp(1bp=0.01%포인트)까지 줄었다가 재차 상승해 지난 1일 기준 156bp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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