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이 탔던 렌터카 차량을 두 번째 살인 전에 확보하고도 내부 수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지난달 28일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른 뒤 서울역 인근에 해당 차량을 버리고 도주했다. 당시 차량 내부에는 전자발찌를 끊는 데 사용한 절단기와 흉기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강씨가 두 번째 범행을 저지르기 18시간 전 해당 차량을 확보하고도 절단기와 흉기의 존재를 놓쳐 부실한 초동 대응으로 추가 인명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9시 12분께 보호관찰관으로부터 '피의자의 차량이 서울역 방향으로 이동중이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서울역 인근에서 차량을 발견한 경찰은 CCTV 영상을 확인하고 주변 수색활동을 하며 행적 파악에만 주력했다.
범행 과정에 이용한 차량을 확보하고도 범행 도구로 볼 수 있는 증거물을 눈앞에서 놓친 것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차량을 발견하고도 현장에서 철저한 내부수색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라면서 “당시에는 강력범죄를 의심할만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고 자살의심자로 신고된 피의자의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차량은 결국 강씨에게 렌터카 명의를 빌려준 지인 A씨에게 넘어갔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차량을 찾으러 온 A씨는 차를 반납하기 전 내부를 정리하면서 운전석 뒷좌석 아래에서 쇼핑백을 발견했다. 쇼핑백 안에는 강씨가 사용한 절단기와 흉기 등 소지품들이 들어있었다. A씨는 이를 경찰에 전달했지만 이때까지도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강씨는 두 번째 피해 여성에게 연락했고 지난달 29일 새벽 3시께 피해 여성을 살해했다. 이후 강씨는 같은 날 오전 8시께 경찰에 자수했고 현재는 경찰의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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