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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색 드러낸 탈레반…"소수민족 13명 또 학살"

앰네스티 "8월말 항복 정부군·민간인 등 하자라족 살해"

7월 중순에도 하자라족 9명 학살…"전쟁 범죄로 보여"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 만에 정권을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의 대원들이 29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의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후 소수 민족 주민 13명을 학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알자지라, CNN 등 외신은 5일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8월 30일 중부 다이쿤디주 하자라족 마을에서 이같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탈레반은 8월 14일 다이쿤디주를 장악한 후 카호르 마을에서 만행을 저질렀다. 앰네스티는 "탈레반은 항복한 아프간 정부군 9명을 비합법적으로 처형하는 등 11명 이상의 하자라족 군인을 살해했다"며 탈레반은 도망치려던 군인을 향해 총을 쐈고 이 과정에서 17세 소녀 등 민간인 2명이 더 숨졌다고 주장했다. 앰네스티는 이에 대해 '전쟁 범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자라족을 상대로 한 탈레반의 만행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앰네스티는 지난 7월 중순에도 탈레반이 가즈니주에서 하자라족 민간인 9명을 살해했다고 앞선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과거 집권기(1996∼2001년) 때 가혹하게 사회를 통치했던 탈레반은 재집권 후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을 약속했다. 강압적인 통치를 우려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의식한 듯 과거와 달리 부드러운 이미지를 과시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탈레반의 '변화 선언'에 앰네스티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엠네스티는 이날 "탈레반은 이전 정부에서 일한 이들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이번 살인은 그런 주장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엠네스티는 이어 이런 냉혹한 처형은 탈레반이 여전히 과거처럼 끔찍한 학대를 저지른다는 추가 증거라고 말했다.

실제로 탈레반은 아프간 장악 과정에서 바미안주에 있던 하자라족 지도자 압둘 알리 마자리의 석상도 파괴했다. 마자리가 몸담은 하자라족은 아프간에서 인구가 3번째(9%)로 많지만, 아프간 주통치 세력인 파슈툰족(42%)에 의해 줄곧 탄압받아왔다. 이슬람 수니파 계열인 파슈툰족 등 다른 종족과 달리 하자라족은 시아파였기 때문이다. 탈레반의 세력 기반은 파슈툰족이다. 하자라족은 칭기즈칸이 13세기 초 바미안을 침공한 이래 아프간 땅에 정착한 몽골인들의 후손으로 추정된다. 외모도 동아시아인과 비슷하다. 탈레반은 과거 통치기 때 하자라족을 대규모로 학살했고 고향에서 내쫓기도 했다. 수만 명이 산중 은신처로 쫓겨갔다. 외신에 따르면 하자라족은 이번에도 탈레반의 '인종 청소'를 피해 파키스탄 등으로 탈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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