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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과세수, 재난지원금 아닌 채무상환에 써라


영국을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관계자와 만나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지속하는 가운데 중기 재정 안정화 노력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기한 ‘전 국민 추가 재난지원금’에 일단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출 총량 관리 강화와 재정 준칙 마련 등을 통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을 강조해 돌발적 재정지출에 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3일 첫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전 국민의 삶을 보살피고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는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문제도 적극 추진해달라”고 재차 압박했다. 선대위 출범식에서 ‘이재명표 민생 개혁 국회’ 운운하더니 한 발 더 나아간 셈이다. 나랏빚 급증으로 정부가 국채 이자로 지급해야 할 돈이 2023년 21조 원을 넘는데도 득표를 노린 선심 정책을 경제 활성화로 분칠하려 하고 있다.

앞으로 9년 뒤에는 국가 채무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2,20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가 나왔다. 과다 재정 지출 구조를 당장 뜯어고쳐 긴축 모드로 전환하고 초과 세수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단계적으로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초과 세수와 관련해 “일부는 채무 상환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으므로 이 같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계 부채(6월 말 기준)는 1,805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다. 과열된 자산 시장의 거품이 꺼질 경우 뇌관으로 돌변할 수도 있다. 오죽하면 김부겸 총리까지 나서 “당장은 재정에 여력이 없다”면서 이 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난색을 표시했겠는가. 나라 곳간이 부실해지면 국가 신인도 저하로 이어져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홍 부총리는 그간 ‘홍두사미’라는 조롱을 듣기도 했으나 이번만은 직을 걸고 재정 건전성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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