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하늘의 별따기' 요소수...경기서 경남으로 원정 구매까지

화물차주 "가격 상관없이 구입"

1만→12만원에도 순식간 동나

정부에 대책 시급히 마련 촉구

디젤엔진 차량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진 가운데 3일 오후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인근 주유소에 요소수 공급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의왕=연합뉴스




“중고 시장에 평소 10배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에 올라오고 있는데 요소수가 없으면 일을 전혀 하지 못해 마지못해 구매했습니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중단하면서 중국산에 대부분 의존하던 국내 요소수 시장이 마비되자 화물업 종사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중고 시장에서는 평소 시세의 10배에 요소수를 판다는 게시 글까지 등장했지만 이마저도 순식간에 소진될 정도로 요소수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요소수 판매 가격은 10ℓ당 9,000~1만 원에서 최근에는 2만 원에 육박한다. 이마저도 물량이 극도로 부족해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날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서 만난 한 화물차 기사는 요소수 얘기를 꺼내자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부산으로 가 컨테이너를 싣고 와야 한다는 그는 “부산을 왕복할 요소수밖에 남지 않았다”며 “백방으로 구하는데 도통 물량이 없어 이번 운송을 끝으로 이달은 강제로 쉬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요소수는 디젤 차량 필수품이다. 디젤차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질소 등 친환경 물질로 분해해주는 배기가스저감장치(SCR)를 부착하는 게 의무화됐는데 요소수가 사용된다. 요소수가 부족하면 연비가 급격히 나빠지고 운행 자체를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문제는 화물차다. 요소수 10ℓ로 1만 ㎞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승용차와 달리 대형 화물차는 10ℓ로 300~400㎞밖에 주행하지 못해 2~3일마다 요소수를 채워야 한다. 국내 화물차 200만여 대는 SCR이 장착돼 있어 요소수가 필수적이다. 화물차 기사들은 요소수 구하기 전쟁에 나섰다. 단골 주유소를 찾아 요소수를 통사정해보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다. 15톤 화물차 기사 A 씨는 “단골 주유소에 요소수 10ℓ 한 통을 부탁했지만 ‘요소수 얘기 꺼내려면 앞으로 오지 말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요소수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화물차주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주유소에서 요소수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화물차주들은 중고 거래 플랫폼과 해외 직구 사이트를 찾고 있다. 평소 가격보다 5~10배 높게 팔지만 게시 글이 올라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팔리고 있다.

3일 오후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요소수 거래 글. 품귀 현상 발생 전 요소수 판매 가격은 1만 원 이하였지만 12만 원에 파는 게시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사진=당근마켓 캡처


화물업 종사자 A(45) 씨는 “종사자 커뮤니티에는 하루 종일 요소수를 파는 주유소가 어딘지 묻고 알려주는 글이 올라온다”며 “10ℓ 한 통을 운 좋게 구했는데 한 달에 두세 번은 채워 넣어야 해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윤 모(38) 씨도 “경기 남부 쪽에서 주로 일하는데 지난 주말에는 경남의 한 주유소에서 요소수를 판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다녀왔다”며 “운 좋게 마지막 재고를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요소수 매점매석이 발생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자 화물연대를 비롯한 유관 기관들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용달협회 관계자는 “마스크 대란과 마찬가지로 화물업 종사자들에겐 요소수가 필수품이라 부르는 게 값”이라며 “내년 초는 돼야 대란이 줄어들 거라 예상되는데 정부가 중국과 중재를 나서는 등 방법을 모색해 화물업 종사자들의 고통을 경감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31일 관련 부처 간 실무회의를 열어 요소수 수급 현황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으나 아직 뚜렷한 시장 통제 대책과 문제 해결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업계는 적어도 내년 1월까지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