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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자영업자는 여전히 아프다

김동현 성장기업부 기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된 이후 매출은 계속 마이너스였고 아직도 한 달에 약 2,000만 원 이상을 손해 보고 있습니다. 더 이상 대출도 받을 데가 없어 가게를 닫아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최근 만난 한 자영업자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이후로 상황이 나아졌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역세권에 위치한 가게 임대료를 지불하기 위해 한 대 있던 차마저 팔았다. 정부가 이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방역 체계를 전환한 뒤 식당·카페 등에 손님이 밀려들고 있다는 기사가 여럿 나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산처럼 불어난 대출이다. 갑작스럽게 매출이 늘어난다고 해도 지난 1년 8개월간 켜켜이 쌓인 부채는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는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약 988조 5,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말에 비해 21.3%(173조 3,000억 원) 증가한 규모다.

고금리 대출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 걱정을 더 부채질한다. KDI가 국내 신용평가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후 개인사업자의 가계 대출은 저축은행·카드·캐피털 같은 고금리업권에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사업자 대출도 저축은행·캐피털에서 큰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매출 감소가 큰 취약 사업체일수록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게 나타났다. 내년 3월 정부의 만기 연장,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면 영세 자영업자들의 채무 부담은 더욱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와중에 물가마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식당 자영업자들의 필수 품목인 고기와 채소가 금값이다. 손실보상을 받으려고 해도 서버가 먹통인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디 하나 기댈 데가 없는 형국이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달력을 스무 번 가까이 넘길 만큼의 긴 시간이었다. 자영업자들의 마음에 새겨진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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