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베트남 공장 셧다운의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 집단 근무를 피하려는 노동자들이 직장 복귀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공장을 둔 글로벌 의류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주말 “베트남 경제활동 회복세는 주요 기업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느리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의류·신발 생산능력을 갖췄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룰루레몬·캐나다구스 등 글로벌 업체의 공장이 있고 특히 나이키 신발 공장의 80%가 베트남에 몰려 있다.
BoA는 공장이 일부 가동되기 시작했어도 직원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8,000명이 넘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집단 근무를 꺼리는 직원들이 많아지면서다.
실제 베트남 고용관계연구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이유로 약 60%의 근로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에 지난달 호찌민시는 직장에 복귀하는 근로자에게 복귀 첫 달 동안 무료 교통편과 숙박 시설을 제공하겠다는 유인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백신 접종이 더디다.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베트남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35.3%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세계 평균(40.7%)보다도 낮았다. 베트남 정부가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이에 베트남은 인도의 코로나19 백신 ‘코백신’은 물론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용 승인을 하지 않은 러시아 스푸트니크와 쿠바의 압달라 백신에 대해서도 긴급 사용 승인을 해 접종 속도전에 나섰다.
베트남에 공장을 둔 글로벌 기업들의 근심은 깊어만 간다. 나이키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3억 5,000만 켤레의 운동화를 생산했는데 올해에는 최대 1억 6,000만 켤레가 생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맷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미 10주분의 생산량을 잃어 평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몇 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토로했다. 아디다스도 10일 제품 부족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연간 매출 및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