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격변의 시기에는 우리가 선도자를 추월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디지털·에너지 대전환을 시기에 정부의 대대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R&D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연구기관의 예산 집행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를 방문해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는 R&D 과제의 성공률이 90%라고 한다. 바꿔 말하면 성공할 과제들만 지원했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런 연구는 민간 분야에서 해도 된다”라며 “모두에게 필요하지만 경제적인 이익은 없는 분야에 (나라가)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결국 관료주의가 작동한 셈이다. 보고서 작성을 위한 연구가 된 것”이라며 “결국 현장 연구원을 밀어주고 실적이 아니라 열심히 했으면 그 자체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연구 주체들의 자율성 확대를 요청했다. 김형준 지능화융합연구소장은 “정부출연연구소가 제기능을 발휘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예산권이 있어야 한다”라며 “블록펀드같은 것을 형성해 기관장이 과제를 선정하고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 연구과제가 너무 파편적"이라며 “정부출연연구소답게 대형 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후보는 “우리가 조금 더 신뢰사회로 간다면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간담회를 마친 이 후보는 주차장으로 나가 ETRI가 개발한 AutuVe를 시승했다. AutuVe는 ETRI가 자체적으로 예산낭비요소를 줄여 개발한 완전 자율주행차량이다. 시승을 마친 이 후보는 “연구기관이 자율적으로 과제를 선정할 여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연구기관의 도덕성을 믿고 충분한 재량권을 주면 훨씬 효율적으로 국가R&D 예산이 사용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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