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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연말 잊은 M&A…한온시스템 '6조 딜' 임박

일본전산 내달 인수목표 막판협상

유동성 넘쳐 비수기에도 시장 활황

두산건설·쌍용차는 새주인 맞고

티맥스·KG ETS 등도 매각 대기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평소 거래가 뜸하던 연말까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타고 사모펀드(PEF)들의 보유 기업 매물이 계속 나오고 기업들도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사업 재편에 적극 나서며 벌어지는 이례적인 풍경으로 분석된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진행 중인 M&A 거래들을 연말연시에도 이어가는 한편 내년 3월 대선 이후 HMM 등 대형 매물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해 M&A 시장은 내년까지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IB 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7조 원으로 국내 자동차 공조 업계 1위인 한온시스템이 다음 달 매각 계약 체결을 목표로 일본전산과 막판 협상에 들어갔다.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등이 보유한 지분 70%에 대해 6조 원 안팎의 가격으로 막판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 계약이 체결되면 올해 최대 규모의 M&A가 된다.

대기업의 사업 재편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연말을 잊은 지 오래다. SK에코플랜트가 건설에서 환경으로 사업 중심을 이동하면서 이달 중순 해상 풍력 플랜트 제조사인 삼강엠앤티를 인수하기로 했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할로 출범한 SK온은 3조~5조 원 규모의 상장(IPO) 전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CJ ENM 역시 지난 19일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인 엔데버콘텐트를 약 9,2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으며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협상도 막바지 조율을 벌이고 있다.

기업들이 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면서 구조조정 매물도 줄줄이 팔렸다. 두산중공업은 이달 중순 두산건설 지분 54%를 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에 2,580억 원을 받고 매각했으며 쌍용차도 2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정밀 실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 1세대 e커머스인 인터파크는 3,000억 원에 유니콘 기업이 된 야놀자의 품에 안겼고 가격 비교 서비스로 이름이 높은 다나와는 코리아센터가 지난주 4,000억 원에 인수를 확정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코리아센터의 다나와 인수에 맞춰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후속 M&A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경영권 매각을 확정해 인수전이 가열되고 있는 티맥스소프트와 KG ETS의 환경사업부, 대경오앤티 등도 다음 달 또는 내년 1월 중 새 주인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대형 로펌 소속의 한 M&A 전문 변호사는 “기업들이 검토를 요청한 M&A 투자건들이 많아 연말을 반납한 상황"이라며 “내년 초까지 시장에 나온 매물이 팔리면 대선 이후 2차 M&A 대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말 유독 기업 인수합병(M&A)이 활발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는 기업들의 위기감이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적지 않지만 내년 초 대선과 금리 인상 기조 속에 ‘코로나 쇼크’는 언제든 부활해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다. 기업들은 기후변화 대응이나 신산업 패러다임에 뒤처진 기존 사업을 과감히 접으면서 사업 재편에 몰입하고 있는데 국내외 사모펀드들은 보유 중인 기업의 몸값이 유동성 거품 속에 급등하자 적극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 M&A는 바이오와 e커머스 등 최근 관심이 큰 업종은 물론 건설·골프·콘텐츠 등에서도 급증하는 추세다.

◇바이오·e커머스·레저 최대 수혜=보수적 투자자로 분류되는 대기업이나 대형 사모펀드가 바이오와 e커머스·골프장 등에 손을 뻗친 것은 코로나 위기 대응에 적합한 업종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형 M&A 거래에서 번번이 약한 모습을 보이던 GS그룹이 휴젤과 요기요를 사들이며 시장을 놀라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GS그룹은 중국계 펀드인 CBC와 손잡고 휴젤을 1조 7,200억 원에 인수하며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휴젤은 필러와 보톡스 등 의료 미용 분야의 강자로 바이오 사업 확대를 위한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GS리테일은 요기요를 합병한 후 ‘위대한 상상’이라는 사명을 내걸고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e커머스 역시 신세계의 이베이 인수에 뒤이어 최근 인터파크와 다나와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에 팔리며 재계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지난해에 이어 골프장 M&A도 상승세를 지속해 수도권은 홀당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00억 원을 뛰어넘는 거래도 등장했다. 특히 골프장과 골프 장비 등 골프 산업에 대해 사모펀드들이 높은 관심을 보여 센트로이드PE는 BGF가 보유한 사우스스프링스를 1,700억 원에 사들인 데 이어 2조 원 규모인 테일러메이드와 낫소골프를 연이어 인수했다.

◇건설업계도 M&A 후폭풍 거세=구조 조정 산업으로 여겨지던 건설 업체의 M&A 딜도 활발하게 체결됐다. 세 차례 이상 유찰된 대우건설이 올해 약 2조 400억 원에 중흥건설에 넘어갔고, 두산건설 역시 막판에 매각 협상이 결렬된 것과 달리 다수의 투자자가 모인 큐캐피탈 컨소시엄에 최근 매각을 확정했다. 두산그룹은 전략적 투자자(SI)에 두산건설을 완전히 매각하기보다 사모펀드 등에 지분을 팔아 향후 재인수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존 건설사는 주력 사업을 바꿀 정도로 변신했다. SK건설의 후신인 SK에코플랜트는 EMC 등 잇달아 폐기물 처리 기업을 인수했고 최근에는 동물성 유지로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대경오앤티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LG그룹은 계열사의 건설 사업을 맡던 S&I코퍼레이션의 건설 부문을 GS건설과 글랜우드PE에 팔며 일감 몰아 주기 관련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연말 마지막 주자로 등판한 KG ETS의 환경에너지·신소재사업부 매각전도 흥행 기운을 이어받은 모습이다. 에코비트와 현대엔지니어링 등 SI를 비롯해 E&F PE와 SKS PE 등 인프라 전문 PEF 운용사가 이번 예비입찰에 뛰어들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관계자는 “올 들어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사모신용펀드(크레디트펀드)가 신규 조성되면서 운용사 간 투자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디트펀드는 경영권 인수보다 비교적 장기의 소수 지분 거래를 선호하기 때문에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대기업과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업 인수 주목…대선 후 HMM등 대어도 매물로=IB 업계는 3년내 대형 M&A를 공언한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년간 240조 원(국내 180조 원)의 투자를 공언한 가운데 한동안 잠잠했던 삼성의 M&A 본능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깨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전자의 인수 1순위 후보 기업으로는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된 업체들이 거론되는데 보유 현금만 120조 원에 달해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세 NXP세미컨덕터즈 인수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IB 업계에서는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분야 선두인 일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독일 인피니온테크놀로지스,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도 삼성전자의 잠재 인수 대상 기업으로 꼽고 있다.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에서 나올 대형 매물로는 현대상선의 후신인 HMM이 손꼽힌다. 해양수산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는 HMM 매각을 위한 로드맵을 내년 상반기에 확정할 계획이다. HMM은 해운사를 보유한 대형 PEF는 물론 SM그룹 등 기존 해운사와 포스코 등 해운 물량이 많은 대기업 등이 인수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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