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002380)가 보유한 HD한국조선해양(009540) 주식을 대상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자 해외투자자들이 주가가 30% 상승할 것으로 보고 모집 금액의 7배 이상을 베팅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C는 10일 HD한국조선해양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한 EB 발행에 따라 6억 5000만 달러(약 8827억 원) 조달을 완료한다. KCC는 6억 2500만 달러 조달을 계획했지만 100곳 이상 투자자가 몰리면서 금액을 일부 늘렸다.
KCC가 발행한 EB는 표면 이자율 1.75%에 만기일은 2030년 7월 10일이다. 이번 자금은 전액 해외투자자로부터 조달했으며 상당수가 장기투자자로,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70%, 유럽이 30%를 차지했다. EB 교환 가액 차이로 인한 프리미엄은 30%로 확정했는데 이는 올해 발행한 전환사채(CB)와 EB 프리미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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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는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권리), 채권자는 옵션(매도할 권리)을 갖고 있다. KCC는 HD한국조선해양 주가가 30% 이상으로 20일 이상 지속될 때 해당 주가 기준으로 KCC 채권을 HD한국조선해양 주식으로 교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EB 발행 시점인 3일 기준 HD한국조선해양 주가 33만 500원보다 약 30%까지 오를 경우 채권 투자액을 주가로 나눠 교환받을 수 있는 HD한국조선해양 주식 수가 정해지고 그 시점 이후 상승한 만큼 수익이 난다.
KCC는 이번에 조성한 자금을 2018년 인수한 미국 반도체 소재 기업 모멘티브의 인수금융 차입금 구조를 바꾸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KCC가 부담하는 평균 이자율은 6.2%에 달하지만 이번 EB 발행으로 이자율이 1.75%로 낮아져 약 400억 원 가까운 이자를 절감할 수 있다.
KCC가 자금 조달 수단으로 EB를 선택한 것은 2009년 현대모비스와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 EB 발행 이후 16년 만이다. KCC는 이번 EB 발행 이후에도 HD한국조선해양 주식 1%가량이 남아 있어 추가적인 자금 조달에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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