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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달라도 친구 된다는 것 보여주고 싶었죠"

몰카 '낄낄상회'로 전성기 맞은 개그맨 임종혁·장윤석 콤비

5번 실패 끝에 '잘하는 것 하자'

목사·스님 친구 콘셉트로 대박

동영상 구독자 수 136만 확보

치매 어르신이 알아볼 땐 감동

웹 드라마 등으로 변신 시도도

"힘든 세상 웃음으로 위안 주고파"

개그맨 임종혁(오른쪽)과 장윤석 콤비가 9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대표 동영상 콘텐츠 '낄낄상회' 팻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 목사가 성경을 끼고 카페에 들어온다. 뒤이어 목탁을 든 스님 등장. 둘은 어릴 때부터 같이 놀던 둘도 없는 단짝 친구다. 거침없는 입담과 행동이 오간다. 주식과 코인에 투자하다 망한 이야기부터 수녀를 위한 생일 파티를 벌이는 일 등등 성직자들의 기상천외한 언동에 옆에 있는 사람들은 자지러질 수밖에 없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코미디 동영상 채널 중 하나인 ‘낄낄상회’다. 1987년생 동갑내기이자 ‘개그콘서트’ 출신인 임종혁·장윤석 콤비가 진행하는 낄낄상회는 몰래 카메라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인기를 끈 콘텐츠는 목사와 스님이 친구로 나오는 코너.

동영상 '낄낄상회' 구독자 수 100만 명 돌파 기념패를 들고 있는 개그맨 임종혁.


왜 하필 목사와 스님일까. 9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이들은 ‘화합’을 그 이유로 들었다. 임 씨는 “목사와 스님은 기독교와 불교라는 정반대되는 종교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서로 종교가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종교계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채널이 인기를 끌고 웃음을 통한 종교 간 화합의 모습이 부각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천태종에서는 사찰 내 촬영은 물론 직접 스님들이 나와 안내도 했다고 한다.

낄낄상회의 구독자 수는 약 136만 명으로 코미디 분야에서는 두 번째로 많다. 그냥 찾아온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은 각자 스케줄이 없을 때는 거의 매일같이 붙어 있다. 눈빛만 봐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정도다. 촬영 중 갑자기 돌출 행동이나 발언을 해도 마치 대본에 있는 듯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이유다. “내용을 정하기 전 2~3시간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대본을 만들고 이를 철저하게 숙지합니다. 하지만 실제 촬영에 들어가면 절반 이상 애드리브로 이뤄집니다. 그래도 호흡이 워낙 잘 맞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재미있게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동영상 '낄낄상회' 구독자 수 100만 명 돌파 기념패를 들고 있는 개그맨 장윤석.


처음부터 성공 가도를 걸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먹방도 해보고 여행 콘텐츠도 만들어봤다. 그렇게 다섯 번을 실패했고 결국 잘하는 것을 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정 씨는 “의사에게 망치를 쥐어준 것처럼 전문 분야도 아닌 것을 하다 보니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가 제일 잘하는 분야를 했더니 비로소 관심을 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낄낄상회는 이들에게 많은 선물을 선사했다. 그중 가장 큰 것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치매에 걸려 아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못 알아보던 한 할아버지가 영상 통화에서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웃음을 터뜨렸을 때는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했다고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콘텐츠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식상할 수 있다. 이들이 최근 웹 드라마 등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이유다. 임 씨는 “요즘은 목사와 스님 대신 열 살 연상과 열 살 연하 커플 또는 입대자와 제대자같이 성격이 정반대인 사람들이 만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며 “외주 제작사를 활용해 3~4분짜리 웹 드라마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그맨 장윤석(오른쪽)과 임종혁 콤비가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한 팬이 동영상 구독자 수 100만 명 돌파를 기념해 보내준 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너무 행복하다”였다. 부모님께 집을 사드리고 가족들에게 신용카드 한 장씩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도 좋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이 더 큰 기쁨이다. 장 씨는 “예전에는 개그 콘텐츠를 만들어도 서로 경쟁을 해야 하고 수많은 간섭을 받아 스트레스가 많았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으니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것 같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건전한 소재로 건전한 내용을 전하는 건전한 개그맨(장윤석)’ ‘쉬지 않는 개그맨(임종혁)’이 되고 싶다는 이들 콤비의 공통된 소망은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우리 사회에 웃음을 선사하고 싶다는 것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에게 힘든 일이 많죠. 이들이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웃음을 주고 싶습니다. 어디 멀리 여행을 가지 않고도 마음의 어둠이 걷히는 효과를 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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