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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는 승진·운용사는 교체…동학개미가 'CEO 운명' 갈랐다

■인사 시즌 금투업계 희비

역대급 실적 증권사 '축제 분위기'

키움 이현 대표, 부회장으로 승진

미래에셋 최현만 대표도 회장 올라

운용사 새먹거리 키울 수장 전면에

미래에셋 최창훈·이병성 대표선임

한투는 'ETF 아버지' 배재규 영입


금융투자 업계가 연말 인사 시즌을 맞은 가운데 증권 업계와 자산운용 업계의 표정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동학개미’ 열풍 속에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증권사들은 수장들의 잇따른 승진과 유임 소식 속에 축제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자산운용 업계는 간접투자 시장의 색깔이 주식형 펀드에서 상장지수펀드(ETF)로 확연히 바뀌는 추세 속에서 수장 교체와 혁신의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잇따라 달성하는 가운데 호실적을 이끌었던 최고경영자(CEO)들의 승진과 유임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다우키움그룹은 키움증권을 4년간 이끌며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의 성과를 낸 이현 대표를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동학개미’ 열풍 속에서 키움증권의 고속 성장을 이끌어온 이 대표에게 승진으로 보답한 셈이다. 대표의 뒤를 이을 키움증권 대표이사 역시 현재 그룹전략경영실장으로 재직 중인 황현순 부사장이 내부 발탁됐다.

최근 미래에셋그룹 역시 미래에셋증권을 업계 1위로 순조롭게 성장시켜온 최현만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을 박현주 그룹 회장과 동등한 ‘회장’ 직위로 영전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증권사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도 1조 5,000억 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 회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내년 3월 임기 만료와 관계없이 재신임을 받은 것이다. 삼성증권 역시 3분기까지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매년 호실적을 견인해온 장석훈 현 사장을 유임했다.

증권사 수장들의 승진·유임이라는 희소식 속에서 올해 말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증권사 수장들 역시 연임이 유력하게 관측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CEO의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KB증권·메리츠증권·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 등 10여 곳에 이른다. 업계는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같은 시기 ‘2+1년’ 임기가 끝나는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등 대부분 수장들의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대부분 증권사의 실적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기에 굳이 대표를 교체하는 등의 칼바람이 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다만 라임·옵티머스 등 판매 책임 이슈가 불거진 곳에서는 책임을 물어 교체할 수 있으리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반면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이미 CEO 교체 바람이 부는 등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 자산운용 업계의 중심이 주식형 펀드에서 ETF로 바뀌며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ETF 선점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경쟁력 있는 인사들이 속속 요직을 꿰찼다.

수장 교체의 포문은 업계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먼저 열었다. 11월 초 임원 인사를 통해 최창훈 부회장과 이병성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특히 1977년생 젊은 피인 김남기 ETF 운용 부문 대표를 전무로 승진시키며 ETF 부문에 힘을 실어줬다. 미래에셋운용은 올해 시장점유율이 25%에서 35%까지 상승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구가했는데도 CEO 교체를 단행해 눈길을 끌었는데 업계는 내년 삼성을 잡고 1위로 올라서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뒤이어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 역시 세대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외부 출신인 서봉균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S&T)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경쟁과 성장에 대한 의지가 읽힌다는 분석이다. 서 대표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씨티그룹을 거쳐 골드만삭스 한국 대표를 역임한 자산운용 전문가로 당장 내년부터 상품 다양화를 통해 ‘1위 굳히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한국투자신탁운용도 ‘ETF의 아버지’로 부리는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하며 ETF 시장 선점 경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투운용은 현재 삼성·미래·KB에 이어 ETF 분야에서는 시장점유율 4위다. 한투운용이 ETF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뒤지면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배 부사장을 구원투수로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한화자산운용도 앞서 7월 5년 만에 수장 교체를 단행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운용 업계 베테랑으로 통하는 한두희 대표를 새 사령탑으로 맞으며 공격 경영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CEO 교체에 따라 내년도 ETF 시장은 물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생애 주기에 맞춰 자산을 배분해 투자하는 ‘라이프사이클펀드’ 시장, 디폴트 옵션 도입에 따라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연금 시장 선점을 위한 운용사들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리 교체를 완료한 운용사들을 주축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맹공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ETF와 함께 라이프사이클펀드 시장을 누가 선도하느냐가 운용사들의 최대 현안으로, 내년 퇴직연금의 디폴트 옵션 시행으로 연금 시장까지 열려 운용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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