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제한으로 하루 손해가 100만 원 이상은 될 텐데 2주 동안이면 이게 얼마가 되겠습니까. 2주로 끝난다는 보장도 없고요. 그런데 자영업자들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고작 100만 원으로 마음을 달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정부가 더 이상 자영업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송파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는 17일 정부가 방역 조치 강화로 피해를 입게 될 소기업·소상공인 320만 사업체에 100만 원씩 방역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번에도 손실보상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다시 시작된 방역 강화로 연말 대목을 놓쳤을뿐더러 앞으로 언제 다시 정상 영업을 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되자 주류를 취급하는 업종에서 특히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 동작구에서 수제 맥주 펍을 운영하는 B 씨는 “그나마 있던 직원 둘도 다 내보내고 혼자 버티고 있는데 더 이상은 안 될 것 같다”면서 “수제 맥주 펍은 식사를 마친 뒤 오후 8시가 넘어서 본격적으로 손님들이 오는데 9시에 문을 닫으라는 것은 장사를 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심할 때는 세 달 동안 매출이 2,000만 원 떨어진 적도 있었는데 손실보상금을 겨우 46만 원 받았다”며 “이번에 준다는 100만 원 역시 영업제한으로 손해를 본 데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 두텁게 지원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C 씨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장사 자체를 할 수 없을 만큼 억압 받고 있다”며 “이렇게 영업을 막고 100만 원을 줄테니 자영업자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정부는 우선 사람들이 모이지 않게 하기 위해 자영업 영업시간을 제한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왜 버스와 지하철은 탑승 인원을 제한하지 않는 건가, 놀이공원 입장객 수는 왜 그대로인 것인가”라며 정부 방역 대책의 형평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의 손실보상 방침이 추상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민상헌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 공동대표(외식업중앙회 부회장)는 “지난 16일 저희 6개 단체가 모여 단체 휴업을 하겠다고 하니 부랴부랴 100만 원을 주겠다고 하는데 여기에도 모순이 많다”며 “방역 조치 강화로 피해를 입게 되는 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지급하겠다고 하지만 정확히 어떤 업종이 피해를 본 것인지 명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영업자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지원 금액도 미미한 수준”이라며 “전국 회원들에게 서면으로 투표를 받아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예정대로 단체 휴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날 “예정된 시기만 2주, 어쩌면 수개월이 될지 모르는 방역 방침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천문학적 피해가 이번 지원만으로 해결되기에는 역부족인 측면이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손실보상법 대상 업체 수를 90만 개에서 대폭 상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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