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업계에서 그나마 건실한 기업으로 평가되던 업계 순위 14위의 스마오그룹이 1,000억 원대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졌다. 중국 정부가 올해 ‘안정’을 목표로 유동성 공급과 규제 완화에 나선 상황이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마오에 거액을 대출한 신탁회사 중청신탁이 지난해 12월 만기 도래한 대출 채권을 갚지 못해 실질적 디폴트 상태가 된 스마오에 대출 전액 상환을 요구했지만 전일까지 6억 4,500만 위안(약 1,200억 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면서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마오 측은 신탁 대출 대상인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도 중청신탁이 부당하게 조기 상환을 요구했다며 남은 빚을 계속 나눠 갚는 가운데 소송에 대처하겠다고 주장했다.
스마오의 디폴트 소식으로 이날 주가와 채권 가격이 동시에 폭락했다. 스마오는 중국 부동산 업계의 메이저 업체다. 올해 1~2월에만 상환해야 할 채권이 56억 위안(약 1조 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오의 디폴트는 ‘누구도 믿기 어려워진’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헝다와 달리 건실한 기업으로 여겨졌던 스마오의 추락은 시장에 새로운 충격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오의 디폴트는 최근 중국 정부가 금리를 인하하고 감세 등 재정 투입을 확대하는 가운데 일어났다. 지난해 9월 이후 헝다를 필두로 자자오예·화양녠·신리·당다이즈예 등 10여 개 대형 업체들이 잇따라 디폴트를 선언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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