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최우선순위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다 경쟁사로 느껴집니다”
현대모비스의 R&D(연구·개발)부문장인 천재승 상무는 지난 6일(현지 시간) CES 2022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천 상무는 이날 약 40분의 인터뷰 중에서도 ‘소프트웨어’라는 단어를 10번 언급하며 현대모비스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를 분명하게 전했다. 이제는 기존 자동차 부품 업체뿐만 아니라 테크 기업들까지 나서서 자율주행·커넥티드카 경쟁이 불붙은 데서 오는 현대모비스의 긴장감이 느껴졌다.
천 상무는 “현대모비스만이 아니고 자동차 산업 자체에서 기존 제조 기반이 점점 전자화되고 소프트웨어가 중요시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기계적인 부분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소프트웨어 부분을 같이 통합시켜 서비스가 더 잘 제공되게끔 노력하고 있다”며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인력도 자체적으로 교육해 충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가 진행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부문 연구로는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을 들었다. 기존의 전자 기기는 중앙 서버의 데이터를 받고 말단(edge) 기기들이 이를 처리하는 것이라면, 엣지 컴퓨팅은 네트워크의 말단에 있는 개별 기기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동작하는 방식을 말한다. 엣지 컴퓨팅은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자율주행 시 생성되는 데이터는 용량이 방대하고, 이를 중앙 서버로 보낼 때 네트워크 연결에 문제가 생기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엣지컴퓨팅이 실현된다면 방대한 용량을 전송하지 않아도 되고 네트워크 전송으로 인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
천 상무는 “플랫폼에 집중하는 부분도 있고 제품 별로 적용하는 조직도 있어 하나의 분야만 연구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제어기, E-코너 모듈 등 첨단 기술의 적용 시기도 공개했다. 우선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제네시스 G90과 관련해 “자율주행 기술 중 현대모비스의 제어기가 들어갔다”며 “특히 주차 쪽에 모비스 기술이 들어간다”고 전했다. 이어 “현대차와 자율주행 협업은 계속 계획돼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되는 것도 지속적으로 파악해 확보하고자 한다”고 했다.
차량의 각 바퀴 안에 구동, 제동, 조향, 현가 시스템을 통합한 E-코너 모듈이 상용화되는 시기는 2027년으로 내다봤다. 천 상무는 “향후 5년 정도 뒤 실제 차 형태로 볼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차량 등 PBV(목적기반차량) 용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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