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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건축기교 없이도 의미있는 실현...공공건축서 진가 드러나"

[건축과 도시]최정우 건축사사무소 유니트유에이 대표





‘평범한 기술로 만든 의미 있는 실현.’

스페이스살림을 설계한 최정우(사진) 건축사사무소 유니트유에이 대표가 몇 년 전 기고한 글의 제목이기도 한 이 한 줄은 그의 건축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화려한 최신 기술이 아닌 평범하고 소박한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충분히 깊은 의미를 담은 건축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2011년 작고한 정기용 건축가의 무주 공설 등나무 운동장을 그 예시로 들었다. 땡볕에 노출돼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했던 운동장에 등나무를 이용한 천연 지붕을 만들었고 마을 사람들은 등나무 그늘 아래에서 소풍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최 대표는 “고(故) 정기용 선생님의 무주 등나무 운동장은 관중석에 등나무 그늘이 드리우게끔 구조물을 만든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평범한 건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곳이 굉장히 의미 있는 사회적인 공간이 됐고 지금까지 그 의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평범한 건축의 진가는 예산이 한정된 공공 건축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지형의 특징을 활용해 도시의 가로와 건물을 자연스럽게 연결한 스페이스살림, 단순한 형태로 저류지 등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 홍릉 콘텐츠 문화광장 등이 바로 최 대표의 말마따나 ‘평범한 기술로 만든 의미 있는 실현’을 구현한 건축물들이다. 그는 “모든 프로젝트는 사실 한정된 자원과의 싸움”이라며 “같은 예산을 가지고 더 좋은 건축을 하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공공 부문에서의 건축 기획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최 대표는 공공 건축을 하는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계자의 의도와 철학이 건축에 최대한 녹아들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스페이스살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5년의 기간 동안 관련 담당자들이 수차례 바뀌다보니 일관성을 갖고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어려웠다”며 “주인이 없는 공공 건축도 주인 의식을 갖고 건축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선운영 후건축’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보통의 공공 건축은 일단 건물을 지어놓은 후 건물을 운영할 운영 기관을 정한다. 건물을 만든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 간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설계와 운영에서의 간극이 생겼고 결국 건물을 100%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최 대표는 “최초로 선운영 방식이 적용된 ‘노들섬’ 프로젝트의 선례처럼 공공 건축을 할 때 시공 전 운영사를 선정하는 방식이 보편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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