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 유가 상승과 공급 병목현상으로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해 생산자물가를 자극하고 있어 소비자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역시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 만큼 당분간 물가 압력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한은은 지난해 생산자물가지수가 109.60(2015=100)으로 전년(103.03) 대비 6.4% 상승했다고 밝혔다. 연간 상승률은 지난 2011년(6.7%)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지수 자체로는 1965년 통계가 시작된 후로 최고 수준이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통계다.
다만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는 국제 유가의 일시적 하락으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떨어졌다. 서비스와 농림수산품이 각각 전월 대비 0.3%, 2.6% 오르는 등 전반적인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나타났으나 국제 유가 하락 공산품이 0.5% 떨어지면서 상승세가 멈췄다. 하지만 딸기(172.4%), 사과(26.4%), 물오징어(19.2%), 햄버거 및 피자 전문점(3.9%) 등 세부 품목 물가는 무섭게 오르고 있다.
문제는 연초부터 국제 유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이달 19일 배럴당 86.37달러로 이달 1일(76.88달러) 대비 11% 가까이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85달러를 넘어 90달러에 육박하면서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수입 물가를 통해 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 등으로 연쇄적으로 파급효과가 미친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물가 상승률이 3%대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연간으로는 지난해 물가 상승률인 2.5%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경제 전망에서 올해 물가 전망 수정치가 발표될 경우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기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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