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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 논단] 미래 글로벌 리더 육성을 위한 과제

신동렬 성균관대학교 총장

IT 발전 따른 '초융합 사회' 다가와

대학도 기업·연구소와 머리 맞대고

다채로운 기술지주회사 모델 구현

'혁신 생태계' 허브로 자리매김해야





최근 대한민국의 국운(國運)은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세계 상위 78개국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세계 강국 순위에서 대한민국을 8위에 올렸다. 이 순위는 경제력뿐만 아니라 국민 수준, 군사력, 문화 수준 등 많은 경쟁력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지난해 7월 2일, 제68차 유엔무역개발회의는 한국을 개도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 변경했으며 이미 우리나라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 특별 게스트로 초청됐다. 자랑스러운 BTS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를 휩쓸더니 오징어 게임은 전례 없는 기록으로 세계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한국인의 위대한 자질, 강인한 끈기, 그리고 한(恨)과 정(情)을 담은 그 깊은 문화 유전자가 비로소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한편 대학 총장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도 앞선다. 모처럼 맞이한 이러한 민족중흥의 기회를 우리 교육계가 잘 살려야 할 텐데 하는 걱정과 함께, 향후 대한민국의 10년, 100년 뒤를 내다보면서 우리의 아이들이 더욱 세계 무대에서 활개를 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책무도 느낀다.

앞으로 미래는 데이터와 자본의 초연결사회가 됨에 따라 점점 더 이른바 비대면 사회가 될 것이다. 가상과 현실의 융합 속에서 디지털 경제와 플랫폼 자본주의는 심화될 것이다. 앞으로의 세상에는 5세대(5G)와 사물인터넷이 활성화되며 AI와 로봇·양자컴퓨팅·무인자동차·드론 등이 상당한 수준으로 보편화될 것이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홀로그램(HR) 등의 기술로 가상과 현실이 실감나게 통합된 메타버스 안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놀고 일하고 사귀고 소비하면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시킬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대학의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 교수에서 학생으로의 일방향 강의(teaching) 중심 교육은 쌍방향 공감과 상호작용, 그리고 이를 통한 학습(learning) 중심 교육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교실에서 가르치고 가르침을 암기하는 단조로운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 공동체와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을 함께 모색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온라인·오프라인 학습 환경이 적절히 융합된 하이브리드형 교육, 교수와 학생의 역할을 뒤집는 ‘플립드 클래스’ 문화는 확산될 것이다. 방학 기간을 활용한 프로젝트 중심 교육이나 인턴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형 학습이 중요해질 것이다.

요즘 MZ세대의 아이들은 꼰대 문화, 잘난 척하는 문화, 일방적 갑질과 불공정한 문화를 극도로 싫어한다. 게임처럼 놀고 즐기는 가운데 지적 호기심이 발휘되며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가운데 전문성과 창의성이 자연스럽게 녹아 창발(創發)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대학은 어떻게 하면 이러한 방향으로 인프라 구축을 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학생들을 재미 있는 배움의 길로 유도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진정한 학생의 성공과 미래가치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세상은 무섭게 변하고 있다. 대학 역시 혁신 생태계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거듭나야 한다. 대학은 기업·연구소·산업 등과 함께 과학기술 혁신의 생태계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이러한 혁신 주체들과 초기 단계부터 상호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는 틀을 조성하고 이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둘째, 다양한 형태의 기술지주회사의 모델을 구현해 나감으로써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진정한 인센티브와 실험 정신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셋째, 산학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추진 조직을 정비하고 평가 보상 체계를 좀 더 명확하게 해줘야 한다. 미국의 하버드·매사추세츠공대(MIT)·UC샌디에이고·UC샌프란시스코·스탠퍼드뿐만 아니라 영국의 옥스퍼드, 일본의 이화학연구소 등 세계 유수 대학과 연구소들도 모두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100년, 대학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해봐야 한다. 국가와 정부도 이러한 시대적 트렌드에 부응하는 정책을 내놓는 한편 글로벌한 최첨단 인재 양성을 위해 과감히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우리 미래의 주역들이 더욱더 세계 무대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뒷받침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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