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영화, 드라마, 광고 등에 등장하는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안내지침)을 마련한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말 학대 논란이 일어난 데 따른 재발 방지책이다.
프로그램 제작진이 출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촬영 현장에서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에는 기본 원칙, 촬영 시 준수사항, 동물 종류별 유의사항 등을 토대로 세부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기본 원칙으로는 ‘동물의 생명권을 존중하고, 소품으로 여겨 위해를 가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기 위해 영상·미디어 업계와 동물 행동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민관 협의체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후 방송사의 자체적인 제작 지침에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반영되도록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동물보호법이 규정하는 ‘동물학대’ 행위에 출연 동물과 관련한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 등 출연 동물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도 검토한다. 촬영 등을 위해 동물을 대여할 경우 해당 동물의 보호·관리를 위해 관계자가 준수해야 할 상황을 법령에 명시하는 방안 또한 검토하기로 했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앞서 ‘태종 이방원’ 제작진은 말을 타고 가다가 낙마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말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렸다. 말은 심하게 고꾸라졌고 촬영 일주일 뒤쯤 사망했다. KBS는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원일 농식품부 농업생명정책관은 “각종 미디어에 출연하는 동물의 보호에 대한 제도적 관심이 부족했다”며 “촬영 현장이 동물복지의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제도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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