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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발틱3국





1988년 11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30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음악 축제가 열렸다. 이 음악제는 매년 개최됐지만 그해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달랐다. 전국에서 모여든 에스토니아인들이 민요와 애국가를 부르며 ‘완전한 독립’을 외쳤다. 발틱 3국이 소련으로부터 분리 독립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노래 혁명’의 시작이었다. 이들의 간절한 호소는 이웃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도 전해졌다. 1989년 8월 3국 수도를 연결하는 긴 도로에서 약 200만 명이 ‘인간 띠’를 만들고 15분여 동안 자유와 독립을 부르짖었다. 2년 뒤 구(舊)소련이 물러날 때까지 이들의 독립 쟁취 노래는 계속됐다.

발틱 3국은 발트해에 위치한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3국을 지칭한다. 인구로 보면 모두 소국이다. 2021년 기준으로 에스토니아 132만 명, 라트비아 185만 명, 리투아니아 266만 명에 불과하다. 에스토니아는 핀란드계 핀족, 라트비아·리투아니아는 인도유럽계 발트족이 건설했다. 조상은 다르지만 세 나라는 굴곡진 역사를 함께했다.13세기 초부터 덴마크·스웨덴·독일·러시아 등의 지배를 받다가 18세기 말 제정 러시아 영토로 편입됐다. 제1차 세계대전 후인 1918년 독립했지만 1940년 소련으로 다시 병합됐다. 1939년 체결된 독일과 소련의 불가침 조약에 따라 소련이 차지한 것이다. 세 나라는 소련이 붕괴된 1991년에야 독립국 지위를 되찾았다. 발틱 3국은 국가 간 협력체인 ‘발틱 의회’를 설립해 국제사회에서 한목소리를 내고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끈끈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3국 모두 친(親)서방 노선을 표방하며 200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에 가입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최대 8,500명의 미군과 전함을 발틱 3국 등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3일 전했다. 구소련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러시아의 팽창주의 야욕에 우크라이나를 넘어 발틱 3국에도 전운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나라를 지키려면 누구도 넘볼 수 없을 정도로 군사력을 키우고 동맹을 탄탄하게 강화해야 함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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