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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들의 명절맞이] "시험 앞두고 감염땐 큰일" 귀성 자제하고 집서 '열공'

친척들 과도한 관심 등 부담 벗어

못모이는 분위기 오히려 반기기도

설 연휴를 앞둔 28일 오후 서울역에서 출발한 열차를 타고 귀향길에 오른 가족이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연합뉴스




취업 준비생들이 명절에 고향을 찾지 않고 미래를 위한 준비에 매진하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취업 준비생들의 명절 풍경은 확연히 달라졌다. 귀성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외출 대신 집에서 공부하며 ‘나 홀로 명절’을 보내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고향에 가지 않아 취업을 묻는 친척들의 관심을 피할 수 있어 차라리 다행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경제가 28일 만난 취업 준비생 대다수는 설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취업 준비와 시험 공부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케팅 분야 취업을 준비 중인 김 모(28) 씨는 “언제 입사 공고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코로나19에 걸리면 안 되니까 고향에 가지 않기로 했다”며 “주변 친구들도 설 명절을 피해 본가에 내려가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오는 2월 말 외교관 후보자 선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이 모(26) 씨도 “부산이 고향인데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이번 설에는 내려가지 않을 계획”이라며 “다니는 학원에서도 코로나19 전파와 감염의 위험이 있으니 가급적 이번 명절에는 내려가지 말라는 공지가 나왔다”고 말했다.



일부 취준생들은 학원이나 독서실에서 공부하더라도 외부 접촉을 되도록 줄이기 위해 식사는 집에서 해결할 계획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전 모(26) 씨는 “연휴에 막판 특강들이 열려서 집에서만 공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식당에 가지 않고 집에서 밥을 먹는 식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확진자도 시험을 응시할 수 있지만 낯선 시험장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감염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감정평가사 시험을 준비 중인 최 모(25) 씨도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고 쉴 시간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집에서 공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명절 가족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 오히려 반갑다는 반응도 있다. 취업과 시험 합격을 둘러싼 친척들의 과도한 관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친척들과 잘 지내지만 시험 합격 여부와 직업 전망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명절에 못 모이는 분위기가 형성된 게 어느 정도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연휴 기간 동안 여러 수단으로 가족과 ‘명절의 정’을 나눌 수 있다는 점과 취업 준비 생활을 함께할 친구가 있다는 것은 이들에게 위안거리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 전 씨는 “가족과 떨어진 채 혼자 보내는 명절이 처음인데 좀 외로울 것 같다”면서도 “화상통화처럼 간접적으로 가족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서 괜찮다”고 말했다. 지난해 추석부터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다는 취준생 김 모(30) 씨는 “명절 당일에는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아도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친구와 짬을 내 만나기로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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