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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이후 민심은]지지층 결집에 '양강' 굳어져…텃밭 표심이 막판 변수로

與 "지지율 서서히 반등하고 있어"

野도 "정권교체 열망 다시 확인"

선거 임박에 무당층 결집 본격화

심상찮은 영·호남 공략에 총력전

네거티브 공세도 가열 될 듯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설 명절인 1일 인천시 강화군 강화풍물시장을 방문,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경주 이씨 화수회를 방문,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전국의 유권자들이 지난 설 연휴 귀성·귀경 과정에서 각지의 표심을 확인하고 서로 소통함에 따라 35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정치권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여야가 이번 명절 기간에 각자의 지지층 결집에 올인한 만큼 설 연휴 이후의 판세는 일단 여야 선두 후보를 중심으로 한 양강 구도 형세가 더욱 굳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아직 후보자 간 TV 토론 등을 비롯해 판세에 영향을 줄 이벤트가 남아 있고, 여야 모두 상대방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방을 지속하고 있어 대선 막판까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박한 선거..여야 지지층 총 결집할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번 명절을 계기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게 눈길을 잠시 돌렸거나 무당층으로 남아 있던 지지자들의 막판 결집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자 자신들의 후보가 지지율 상승 흐름을 탔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우상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 연휴 직전부터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면서 “설 연휴 이후에는 반등세가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이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눈물을 흘린 것을 비롯해 윤미향·이상직 의원 제명안 추진, 종로 재보궐선거 무공천 등 쇄신 행보를 이어간 것이 지지층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게 민주당 측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역시 명절 연휴 동안 지지자들의 정권 교체 열망을 재확인했다며 지지율 추가 상승을 자신했다. 실제 윤석열 후보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설 당일 강화군에 위치한 강화평화전망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양당의 후보 사이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최근 꺾인 점도 이·윤 후보의 양강 구도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여론조사공정’이 지난달 29일 전국 1002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안 후보는 전주 대비 3%포인트 하락한 7.8%를 기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전주에 비해 1%포인트 떨어지면서 10.6%에 머물렀다.

◇심상치 않은 영·호남 판세..여야, 상대 텃밭 공략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 기반인 호남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민심의 향배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윤 후보는 현재 부울경 지역에서 40~50% 안팎의 지지율을, 이 후보는 호남에서 6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박스권에 갇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지역 유권자들이 여야 대선 후보에게 완전히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은 상황이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겸임교수는 “자신들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영·호남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 모두 10~20%포인트의 지지율을 추가로 올릴 여지가 있다”며 “이들의 마음을 빨리 붙잡는 후보가 대선 레이스 후반기에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여야는 이번 명절 기간에 상대방의 텃밭인 영·호남을 공략해 박빙 구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명절 당일 무등산을 찾은 뒤 호남 20% 득표율을 공식 목표로 제시했다. 반면 이 후보는 설 당일 고향인 경북을 찾았다. 경북 안동에서 부인 김혜경 씨와 부모님 산소를 성묘한 뒤 경주이씨 제정공파 종회를 방문했다. 윤 후보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지 않은 대구·경북(TK)에서 표를 가져와 박빙 열세 국면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연구위원은 “TK의 경우 지난 대선부터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상당해 이번에도 기대를 해볼 만하다”면서 “호남에서도 국민의힘이 10%대 득표율을 얻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네거티브 공세·· ‘끝까지 간다’

여야는 대선 후보 TV 토론을 통해 민심을 겨냥한 맞춤형 정책 공약을 집중적으로 소개해 상대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양강 후보의 민생 정책 공약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포퓰리즘에 물들어 있어 유권자로서는 차별화를 인식하기 어렵다. 따라서 여야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도 정책 대결 못지않게 네거티브 전략을 놓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실제 이 후보가 최근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후에도 여야는 TV 토론 양자 대결 무산 등을 놓고 네 탓 공방만 펼쳤다. 특히 야권은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김 씨의 갑질 논란에 대해 공식 해명을 요구하는 등 민주당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지난 대선 때보다 양대 정당에 실망한 부동층이 많은데 이들은 투표 일주일을 앞두고 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네거티브 공세가 이들에게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규섭 서울대 교수는 “실제 선거에서 이기려면 결국 지지율이 아닌 투표율이 관건”이라며 “상대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투표장에 못 나오게 만들고, 자기편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내려면 여야 모두 네거티브를 통해 상대 진영에 대한 분노를 키우는 방법이 유효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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