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의전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이 제보자인 전 경기도청 비서실 별정직 7급 비서 A씨의 진의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A씨는 경기도청 근무 시절 전 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씨의 지시를 받고 김씨의 사적 심부름 등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A씨가 배씨와의 녹음파일을 일일이 저장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A씨와 야권과의 연관설을 꺼내 들기도 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지금 민주당 내에서는 제보자 A씨의 의도성에 대해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알고 있나'란 질문을 받고 "(통화를) 일일이 다 녹음하고, 처음부터 뭔가 어떤 억울한 점이 있어서 그랬는지 잘 이해가 안 되는 면이 있다"고 답했다. 송 대표는 A씨가 김씨의 찬거리 심부름을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이미 후보께서 사과하고 김혜경 여사도 얘기했다"면서 "이미 사과했는데 가짜뉴스를 계속 만드는 건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에 "부당한 일을 시킨다고 해도 본인을 취직시켜준 사람과의 대화를 무턱대고 녹음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A씨의 '자질'을 문제 삼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또 "9개월 동안 일을 하기 위해서 다닌 것인가 아니면 증거 수집을 위해 다닌 것인가"라고 A씨를 비꼬며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야당 측과 언론에 조금씩 흘리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라고 적었다.
앞서 현 대변인은 지난 5일 A씨를 향해 "당시 지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만두면 됐을 것"이라고 말해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현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이 후보는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학교에서 자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며 "정말 믿을 수 없는 수준의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당시 '피해 호소인'이라는 단어까지 만들며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던 민주당의 못된 습관이 다시 도졌다"며 "막말과 궤변으로 점철된 2차 가해는 이 후보의 뜻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현 대변인은 "제가 쓴 글의 요지는 폭로해 문제가 됐을 때 혼자 덮어쓰지 않기 위해 녹음했다는 것이니 처음부터 폭로를 위한 것이었다는 점"이라며 "무엇이 2차 가해라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A씨의) 목소리를 그대로 공개한 것은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으로 알고 있다. 2차 가해는 가세연이 한 것이 아닌가요"라며 "A씨는 후원계좌를 만들고 이를 SNS에 공개했다. 이는 스스로 이름을 공개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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