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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만 9개인데…'간판' 없는 GS리테일

요기요 인수 등 공격투자 불구

통합 플랫폼 없어 경쟁력 부재

대표앱 '마켓포' 1년째 테스트중

업계 "물리적 결합부터 이뤄야"





GS리테일은 지난 1년간 요기요, 메쉬코리아, 펫프렌즈, 카카오모빌리티, 쿠캣 등 10여 곳이 넘는 플랫폼에 총 수천억 원에 이르는 투자·인수를 단행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간판’이 될만한 온라인 채널이 없어 플랫폼 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통합 법인 출범 계획을 발표한 후 GS리테일은 오는 2025년까지 연간 취급액 25조 원을 달성하고, 디지털 커머스 사업 규모를 5조8000억 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포부와 달리 지난해 온라인 부문의 적자는 27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악화하며 실적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의 디지털 부문은 온라인 시장 경쟁 심화와 차별화 경쟁력 부재로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합병 후 요기요, 쿠캣 등 신사업 강화를 위한 다양한 투자를 진행해 온라인 커머스 관련 플랫폼은 많으나 플랫폼 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은 아직 부재하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의 가장 큰 숙제는 GS리테일을 대표할 수 있는 ‘간판’ 통합 플랫폼을 하루빨리 론칭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통합 플랫폼 론칭을 목표로 GS리테일은 지난해 3월 ‘마켓포’를 선보였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정식 론칭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마켓포는 GS홈쇼핑, GS더프레시, 랄라블라, 달리살다, 심플리쿡 등을 한 곳에 모은 온라인몰이지만, 구글플레이 기준 다운로드 수 1만 회를 넘기지 못했다. 또 앱 출시 후 새롭게 업데이트 된 기능은 청소, 세차 등 ‘마켓포 라이프’ 서비스 뿐으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다른 플랫폼과는 연동되지 않아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통합 앱을 단시간에 만들 수 없다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9개 플랫폼 간의 물리적 결합이라도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GS리테일에서는 나만의 냉장고, 더팝, 우딜 주문하기, GS수퍼마켓, GS프레시몰, 달리살다, 랄라블라, GS샵, 마켓포 등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년간 투자·인수한 요기요, 펫프렌즈, 쿠캣 등에서 운영하는 플랫폼까지 합치면 십수 개에 이른다. 하지만 물리적 결합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는 플랫폼들은 제한적이다. 나만의 냉장고, 더팝, 우딜 주문하기, GS수퍼마켓 앱들만 사실상 같은 UI(사용자 인터페이스)로 구성돼 어떤 앱에서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을 뿐이다. 반면 랄라블라나 GS샵은 별도로 운영하고 일부 플랫폼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있다.

다만 SSG닷컴과 롯데온의 통합 과정을 지켜본 GS리테일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룹 계열사 간 통합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SSG닷컴 또한 2014년 통합 앱 플랫폼 후 배우 공유와 공효진을 내세운 브랜드 광고에만 수년을 쏟았다. 또 SSG닷컴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2019년 통합 법인 출범 후 ‘쓱배송(당일배송)’과 ‘새벽배송’을 선보인 후라는 평가도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와인25플러스, GS프레시몰 등을 여러 앱에서 연동 서비스하며 테스트를 하고 있고, 효과 분석을 통해 어떻게 통합할지에 대한 결정이 지연되고 있긴 하다”며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플랫폼 간의 고객과의 관계성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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