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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가 발목잡은 두산重 유증…"성장성·수주 이상 無"

구주주 청약율 105% 넘어섰지만…

대출한도 걸린 우리사주 청약이 발목

신사업 수주 성과내며 실적 개선 뚜렷





두산중공업(034020)이 1조원 규모 유상증자 청약미달 소식에 10%대 급락하고 있다. 구주주 청약은 배정물량을 웃돌며 '완판'을 기록했지만,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이 대출규제에 가로막혀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회사가 잇따른 수주에 힘입어 7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신사업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성에 제동이 걸린 것은 아니란 평가가 나온다.

14일 오후 2시49분 기준 두산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10.37% 내린 1만5550원에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중공업에 대한 투자심리는 유상증자 청약률이 발표된 시점부터 급격하게 나빠졌다. 지난 11일 종료된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 청약률은 97.44%였다. 8287만2900주를 주당 1만3850원에 발행해 기존 주주에게 우선 배정하고 실권주를 일반 공모하는 방식으로 증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신주를 배정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유상증가 흥행 가능성을 점쳤다. 실제로 구주주들의 청약물량은 7000만주, 배정물량의 105%를 넘어섰다. 지난 2020년 12월에 추진됐던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당시 구주주 청약률(100.27%)을 웃돈 기록이다. 그러나 우리사주조합 청약물량이 1074만3175주에 그치면서 청약율이 64.82%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나머지 212만여주가 일반공모 방식으로 풀렸다.



통상적으로 청약미달은 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적신호로 여겨지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대규모 유상증자가 연이어 이뤄지는 과정에서 대출한도를 이미 채운 우리사주조합원들이 추가 증자에 나설 여력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두산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대출규제 강화로 한도가 제한되면서 우리사주조합의 청약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고 말했다.

공매도 부담도 이날 주가 급락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2월 들어 공매도 거래가 가장 많은 종목으로 꼽힌다. 전체 거래 중 25.35%를 차지했다. 주식을 현 시세로 미리 판 뒤 유상증자를 통해 낮은 가격으로 취득해 차익을 얻으려는 수요로 풀이된다.

자본시장 악재와는 별개로 두산중공업은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며 경영정상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1조8077억원, 영업이익 8908억원, 당기순이익 64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 흑자는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신성장 분야의 적극적인 수주 활동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해수담수화 프로젝트(7800억원), 충남 당진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등 굵직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올해 수주 전망도 밝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치를 지난해 대비 20%가량 늘어난 8조9000억원으로 잡았다. 풍력,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등 중장기 성장 사업에서도 1조원 이상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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