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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청년 기본 시리즈’ 홍보 “최소한의 기회 주자는데 왜 비난하나”[현장+]

강북 누빈 이재명, 홍대 찾아 45분간 ‘청년 정책’ 세일즈

“저성장으로 청년 어려워…기성세대가 책임 져야 할 일”

“청년에 신규주택 30% 제공…DSR에 미래소득 반영”

“연 100만 원 청년 기본 소득…알바 시간에 꿈 키우게”

“1000만 원까지 대출 ‘기본금융’…기회 주자는데 왜 비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홍대 상상마당에서 청년 정책을 홍보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저는 우리 청년들이 가지는 어려움과 절망을 조금은 이해합니다. 저도 절망의 시대를 살았으니까요. 그래도 저는 물질적으로 어려워도 나아지리라는 막연한 기대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청년들은 그런 희망을 가질 수 없게 됐습니다”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셋째 날인 17일 서울 강북 곳곳을 누빈 이 후보는 마지막 일정으로 홍대 KT 상상마당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생율이 그 절망의 결과다. 기성 세대가 책임져야 한다”며 “기성세대가 불공정을 방치했고 그것이 비효율을 낳아 저성장 시대가 됐다. 그 피해를 사회초년생 청년들이 다 감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수백 명의 지지자들은 “지속 성장해 기회가 많은 나라. 얼마든지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는 이 후보의 약속에 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호응했다. 유세 첫 날 청년 지지자로부터 선물 받은 파란 운동화와 파란 머플러를 두르고 나타난 이 후보는 펭수 성대모사를 하며 시민들의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위기에 강한 대통령’, ‘위기극복 국민통합’, ‘검찰대통령 out’ 등의 피켓을 흔들거나 현장에서 파란 LED 응원봉을 흔들며 이 후보를 응원했다. 일각에서는 ‘No 검찰공화국’, ‘주술공화국 out’ 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저격하는 피켓도 눈에 띄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홍대 상상마당에서 청년 정책을 홍보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후보는 청년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청년 기본 시리즈 3종 세트’를 내세웠다. 청년 기본주택·청년 기본소득·청년 기본금융을 통해 모든 청년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젊음의 상징인 홍대 거리에서 청년 표심에 호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예전에는 출퇴근 오래 걸려도 가족들이 같이 살았다. 요새는 나가서 살더라”며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청년을 위한 주거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용산 10만 가구 등 서울에 107만 가구를 짓겠다고 공약했다”며 “그 중 30%는 청년이 먼저 분양받도록 하겠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는 LTV 90%를 인정하고 DSR 규제도 장래소득까지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의 경험을 회상하며 청년 기본소득의 유용함을 부각했다. 그는 “제가 성남·경기도에서 연간 100만 원 큰 돈 아니지만 (청년 기본소득을) 시행했다”며 “그 뒤로 ‘3년만에 처음으로 내 돈으로 과일 사먹었다’, ‘다니고 싶던 학원에 등록했다’, ‘아르바이트를 줄이고 시험 대비 서적을 구입했다’는 편지가 쇄도하더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청년이 가장 어려운 취약계층이 됐는데 국가가 해준 것이 무엇이냐”며 “청년들이 아르바이트 할 시간 좀 줄여주겠다는 기본소득이 왜 나쁘냐”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는 장애가 있는 왼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고 “저는 학원비 7000원이 없어 공장 다니다 이렇게 장애인이 됐다”며 “청년들이 돈 버느라 시간 빼앗기지 않고 하고 싶은 공부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홍대 상상마당에서 연설하던 가운데 눈을 질끈 감고 있다. / 연합뉴스


이 후보는 ‘청년 기본 금융’을 언급한 대목에서는 감정이 북받친듯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다. 그는 “국가가 청년들에게 최소한의 금융 이용 기회를 만들어 주자는 것인데 왜 비난하느냐”며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기회가 공평히 돌아가도록 이재명이 하겠다”고 외쳤다. 이 후보는 “(기본금융) 아이디어는 불법 사채를 근절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며 “연 3만 퍼센트까지 달하는 불법 사채를 없애기 위해 특별사법경찰단을 만들어 단속했다. 화장실이나 길거리에 흔히 있는 ‘돈 빌려드립니다’ 전단지가 경기도에는 없다”고 자랑했다.

이 후보는 “그러고 나니 그 돈이라도 급한데 왜 없애느냐는 민원이 들어오더라”며 “그래서 급히 500억 원을 조성해 50만 원까지는 조건 없이 장기 저리로 빌려주는 정책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500억 원이 금방 동나기에 시중 은행에 경기도가 500억 원까지는 손실 보상을 할테니 얼마 빌려줄 수 있느냐 문의했다”며 “1조 원까지 대출이 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이 후보는 “청년 세대에게 1000만 원은 기성세대의 1000만 원보다 훨씬 가치가 크다”며 “그러니 청년들에게 저 금리로 1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을 소액의 금액만 빌려주자는 것이 기본금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강제로 나눠주자는 것도 아니고 필요한 사람은 빌릴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며 “청년에게도 금융에 접근할 기회를 줘야할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이 후보를 만나기 위해 고양시에서 찾아 왔다는 한 시민은 “최근까지 (누구를 지지할지) 고민이 깊었지만 윤 후보의 최근 인터뷰를 보고 이 후보에게 투표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이 후보의 연설을 들으니 정책도 튼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나가던 길에 연설을 들었다는 대학생 박 모 씨는 “추운 날씨에 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신기해 가던 길을 멈추게 됐다”며 “(이 후보가 소개한 청년 정책에) 공감이 가더라. 이 후보의 정책을 좀 더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귀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홍대 상상마당에서 연설을 마친 뒤 ‘청년 희망 상자’에서 꺼낸 공약 카드를 치켜들고 공약 이행을 다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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