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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주당 100만 원 짜리 주식도 1만 원에 살 수 있다는데[선데이 머니카페]

<오는 9월부터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도입>

비싼 종목이어도 0.1주 단위로 매매 가능

의결권 행사 등 '공익권'은 제한되지만

배당 등 '자익권'은 기존 주식처럼 받아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는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KB증권 등 증권사 24곳의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혁신 금융 서비스로 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국내 주요 증권사에선 주당 100만 원 짜리 주식도 100원에 살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그간 ‘소수점 거래’는 일부 증권사에서 해외 주식에 한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 결정으로 인해 이르면 오는 9월부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LG생활건강·F&F처럼 1주당 가격이 비싼 종목들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을 전망입니다. ‘소수점 거래’에 대한 내용을 질의응답 방식으로 풀어봤습니다.

Q. 소수점 거래가 무엇인가

소수점 거래는 말 그대로 주식을 소수점(0.1주) 단위로 사고파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주식은 1주 단위로만 매매가 가능한데 이를 0.1주, 0.7주로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2017년 이후 미국과 영국의 일부 증권사에서 소수 단위 주식 거래를 개시하면서 우리나라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선 2018년 10월 신한금융투자가 해외 주식에 한해 소수점 둘째 자리(0.01주)까지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 효시입니다.

Q. 소수점 거래가 도입되면 무엇이 좋은가

소수점 거래가 도입된다면 아무리 주당 가격이 비싼 종목이어도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주당 가격이 104만 원(18일 종가 기준)인 LG생활건강 주식도 0.01주 단위로 거래한다면 비교적 싼 가격인 1만 400원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금융 당국은 소수점 거래 도입으로 ‘소액 투자자’의 주식 거래가 더 쉬워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종목당 최소 투자 금액 인하로 주식 투자 접근성이 확대되고 소규모 투자금으로 위험 관리와 수익 다변화를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구성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Q. 왜 이때까지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가 불가능했나.

‘주식불가분의 원칙’ 때문입니다. 주식불가분의 원칙이란 1주 미만의 주식 분할은 불가능하다는 상법상 기본 원칙을 뜻합니다. 만약에 소수점 거래를 허용한다면 사실상 1개 주식에 대해 여러 사람이 의결권·배당 등 주권을 보유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엔 ‘이 한 주식에 대해 누가 권리를 행사해야 하나’라는 난점이 생깁니다. 당연히 투자자 보호도 어려워집니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신탁제도’를 활용해 1주를 여러 수익 증권으로 분할 발행하는 방식으로 소수점 거래를 제도화했습니다. 가상으로 미래에셋증권이 삼성전자 소수점 거래를 처리하는 방식을 예로 들겠습니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자사 고객의 삼성전자 주식 소수 단위 주문을 취합합니다. 만약 A고객이 0.3주, B고객이 0.4주, C고객이 0.2주를 주문했다고 하면, 여기에 자신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0.1주를 추가해 미래에셋증권의 명의로 ‘1주’를 내서 한국예탁결제원에 신탁 재산(주식)으로 이전합니다. 이 ‘1주’를 법률상 관리·소유하는 건 예탁원인 것입니다. 대신 예탁원은 미래에셋증권의 A·B·C고객에게 각각 ‘수익권’ 형태로 ‘소수점 주식’을 배분하게 됩니다.



쉽게 말하면 소수점 거래를 한 주주들은 직접 삼성전자 ‘주식’을 0.3주, 0.4주씩 보유한 건 아닌 셈입니다. 대신 예탁원이 보유한 ‘1주’ 신탁 재산에 대해 권리를 갖게 됩니다.

Q. 의결권은 어떻게 되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칙적으로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자신이 보유한 소수 단위 주식을 합쳐서 1주 이상을 갖게 된다면 ‘자연수 단위’로 의결권 행사는 가능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소수점 거래는 ‘실제로’ 0.1주를 취득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예탁원이 보유한 1주에 대한 지분을 수익권 형태로 나눠 갖는 식입니다. 더구나 ‘소수점 주주’가 의결권을 갖게 된다면 ‘1주 1표제’라는 상법상 기본 원칙에 어긋날 것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수 단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해당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수익 증권 보유자”라며 “법률적인 주주권을 갖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결권은 실제 주주인 ‘예탁원’이 행사하게 됩니다.

다만 한 주식에 소수 단위 거래를 여러 번 해서 보유 주식이 1주를 넘었다면 ‘자연수’ 단위로는 의결권 행사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삼성전자를 0.6주, 0.8주, 0.7주씩 매수해서 총 2.1주를 보유하게 됐다고 가정해보죠. 이 경우엔 투자자는 소수점을 내린 ‘2주’를 온주로 전환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Q. 배당은 받을 수 있나

배당은 받을 수 있습니다. 배당액도 각 투자자가 보유한 소수점 수익증권 수에 비례해 받게 됩니다. 현금배당뿐 아니라 주식배당도 받을 수 있죠.

소수점 투자자는 주주권 중 ‘공익권(경영에 참여할 권리)’은 원칙적으로 행사할 수 없지만 ‘자익권(경제적 이익 취득할 권리)’은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익권엔 의결권 행사, 주주총회 소집 청구권 등이 있고 자익권엔 신주인수권, 이익배당청구권, 잔여재산분배청구권 등이 있습니다. 금융위는 “기타 자익권의 행사 방법은 일반적인 온주에 대한 처리 방식을 준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Q. 소수점 거래 도입 일정은

구체적인 소수점 거래 도입은 오는 9월 각 증권사별 전산 구축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입니다. ‘소수점 몇 번째 자리’까지 거래할 수 있을지는 이때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있는 증권사에서 모두 소수점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난 16일 금융위로부터 소수점 거래 서비스 지정을 받은 증권사는 교보증권, 대신증권, DB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상상인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IBK투자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KB증권,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토스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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