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때문에 소변 주머니를 차는 환자들이 없게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이번에 합류한 멤버들과 함께라면 국내 최고의 비뇨기병원으로 우뚝 서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동현 이대비뇨기병원장은 24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다보니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찾아왔다”며 “계속해서 다른 병원이 꺼리는 고난도 수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대비뇨기병원은 국내 대학병원 최초의 비뇨의학과 전문병원이다.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MCC A관에 3층, 80개 병상 규모로 둥지를 틀었다. 기존 방광암·인공방광센터 외에 전립선암센터와 신장암·부신종양센터를 신설하고, △성기능·갱년기 △소아청소년 △전립선비대증·배뇨장애 △요로결석 △비뇨기감염·염증클리닉 등 5개 분야 전문클리닉으로 세분화했다. 비뇨기 관련 모든 질환을 치료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14일 외래 진료를 시작했고, 5월 정식 개원을 앞두고 있다.
이 병원장은 국내 인공방광수술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지난 1996년 '인공방광'이란 명칭을 만들고 첫 수술을 시작한 이래 1000례가 넘는 수술을 시행했다. 이전에는 암으로 방광을 다 제거하는 환자들의 경우 소변줄을 옆구리로 빼내 주머니를 붙였는데, 외관상 티가 나고 후유증이 심해 환자들의 고충이 컸다. 인공방광은 환자 본인의 소장으로 만든 방광을 요도에 연결해 정상적으로 소변을 보게 하는 수술방식이다. 이 병원장은 “의과대학 연구강사 시절 ‘어떻게 하면 방광암 환자들이 남은 생을 더 편하고 즐겁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하며 해외 연구 자료를 일일이 찾아본 끝에 실마리를 찾았다”며 “최근에는 인공방광수술을 시행하는 병원들이 늘어나 뿌듯하다”고 말했다.
인공방광수술은 비뇨의학과에서도 초고난도 수술로 꼽힌다. 수술 시간이 오래걸리고 수술 후 관리가 쉽지 않은 데다 수익성도 떨어져 병원 입장에서는 꺼릴 수 밖에 없다.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이 많고 과거 다른 암으로 수술받은 이력이 있는 환자들은 더욱 외면받는 실정이다. 이 병원장은 “환자들로부터 ‘여러 병원을 다녔지만 이런 병원은 처음’이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힘이 난다”며 “방광암 뿐 아니라 남녀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비뇨기 질환을 책임지는 병원으로 키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런 뜻에 화답하듯, 국내 비뇨기 분야 대표 인재들이 힘을 실었다. 국내에서 전립선암 로봇수술을 가장 많이 한 김청수 서울아산병원 교수를 따라 신정현 교수, 김완석, 김명수 교수 등이 합류한 것이다. 이 병원장은 “비뇨기질환을 특성화한 병원 설립은 국내외를 통틀어 유례가 없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며 “진료와 연구 분야 전문성을 갈고닦아 믿을 수 있는 비뇨기 전문병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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