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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가 활로"…드라마로 눈돌리는 영화사

영화시장 2019년 41% 수준 축소

개봉 지연에 신규투자도 얼어붙어

NEW·명필름, 드라마 공동제작 등

콘텐츠 제작사간 경계 허물어져


최근 들어 드라마의 크레딧에서 ‘영화 제작사’가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 과거 영상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사가 드라마, 영화 등 영역별로 구별되건 게 일반적이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지속되며 국내 영화 시장을 극도로 얼려놓는 바람에 영화 제작사들이 ‘생존을 위한 선택’을 했기에 빚어진 풍경이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 영화와의 경계가 모호한 드라마들이 잇따라 공개되고 인기를 끌면서 영화 제작사로서는 유리한 지점도 있다.

NEW와 명필름이 공동 제작하는 웹드라마 ‘따라바람’의 한 장면 /사진 제공=NEW




영화 제작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160550)) 영화사업부는 웹 지식재산권(IP) 기반의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를 제작 및 투자해 사업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첫 타자로 웹툰 ‘인기는 무언가 잘못되었다’가 원작인 ‘블루밍’을 오는 31일 네이버 시리즈온 등을 통해 선보인다. NEW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제작사로 시리즈물이 생소하지만은 않지만, 드라마 제작부문을 자회사인 스튜디오앤뉴로 독립시킨 상황에서 재차 이 분야에 뛰어들어 눈길을 끈다.

전통의 영화 제작사들도 드라마 제작에 손대기 시작했다. 명필름은 올 상반기 첫 드라마로 NEW와 공동 제작한 웹드라마 ‘따라바람’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빛나는 순간’의 소준문 감독이 연출하는 ‘따라바람’은 밴드의 보컬 바람과 매니저인 한태가 꿈을 좇으며 벌어지는 청춘 음악 로맨스를 그린다. 영화 ‘기생충’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035620)도 지난해 드라마 콘텐츠 제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며, 드라마 ‘마인’의 백미경 작가와의 계약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올해 넷플릭스가 선보일 드라마 ‘수리남’ 스틸컷.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로 유명한 윤종빈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실제로 국내외를 막론한 OTT 사업자들이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엔 영화 제작사들의 작품이 적지 않다. 지난해 영화 제작사 싸이런픽쳐스가 ‘오징어 게임’으로 넷플릭스에서 대박을 터트리며 길을 내 준 셈이다. 넷플릭스의 올해 기대작 중 하나인 드라마 ‘수리남’은 영화사월광과 퍼펙트스톰필름에서 공동 제작 중이다. 연출자도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윤종빈 감독으로, 그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다. 배우 최민식의 20여년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관심을 끄는 디즈니+ ‘카지노’에는 영화 ‘범죄도시’ 등을 제작한 BA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사로 이름을 올렸다.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 역시 이 작품이 첫 드라마 연출작이다.

웨이브에선 권상우·성동일 주연의 ‘위기의 X’, 영화 ‘미션 파서블’의 후속편인 ‘미션 투 파서블’이 영화 제작사들로 꾸며졌다. 티빙에서는 ‘왕의 남자’, ‘자산어보’ 등의 이준익 감독의 첫 OTT 연출작으로 화제를 모은 ‘욘더’의 공동제작자로 영화사 두둥이 참여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개별 콘텐츠마다 적합한 제작사를 물색하다가 나온 결과”라고 전했다.



이준익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인 티빙 ‘욘더’의 한 장면. 사진 제공=티빙


아예 처음부터 포맷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곳도 있다.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경우 설립 초기 영화 ‘초미의 관심사’를 제작했으며, ‘방법’ ‘D.P.’ ‘지옥’ 같은 드라마를 만드는 동시에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정이’도 제작 중이다. 변승민 대표는 “과거엔 영화는 영화, 드라마는 드라마 같은 선이 있었다 생각했는데 최근엔 무너졌다”며 “영화나 시리즈물뿐 아니라 미드폼, 숏폼 드라마 같은 콘텐츠도 넘나들어야 하는 시대”고 말했다.

이처럼 콘텐츠 제작사 간 경계가 허물어진 건 코로나19로 영화 시장이 얼어붙은 탓이 크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영화산업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조5093억원에서 지난해 1조239억원으로 40.8%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런 탓에 이미 제작을 완료하고도 개봉을 미룬 영화들이 속출했으며, 신규 제작을 위한 투자도 얼어붙었다. 게다가 OTT의 호황 속에 콘텐츠 이용 패턴이 바뀌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간 후에도 영화관으로 관객들이 돌아올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도 작용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지금 국내 영화에 대한 신규 투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면 시리즈물 쪽은 OTT가 많아지는 등의 이유로 콘텐츠 수요가 많다. 익숙하지는 않지만 ‘생존을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제작사인 싸이런픽쳐스는 이 작품 전까지 드라마를 만든 경력이 없었다. 사진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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