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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억달러+0.5%p는 시작”…“하드랜딩·매도세 보게 될 것”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전날 있었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매파적 발언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크게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2.22% 빠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97%, 0.42% 떨어졌는데요. 이날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연 2.6%를 웃돌았습니다.

3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은 매달 950억 달러씩 대차대조표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이고 5월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이 사실상 정해진 것처럼 보입니다. 어제 브레이너드 이사의 발언이 양적긴축(QT)에 코 앞에 다가왔다는 모닝콜이었다면 이날 나온 회의록은 투자심리를 더 나쁘게 했습니다. 오늘은 3월 FOMC 회의록에서 알아야 할 것들과 통화긴축에 대한 월가의 시각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국채 600억 달러에 모기지 350억 달러…많은 이들 0.5%포인트 인상에 공감


우선 3월 FOMC 회의록에서 알아야 할 것들은 아래 7가지입니다.

① “참석자, 대체로 자산감축 월상한선을 국채 600억 달러, 모기지담보부증권 350억 달러가 적절하다고 동의”

② “상한선은 시장 상황에 따라 3개월 혹은 그 이상의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 가능”

③ “많은 참석자, 인플레가 연준의 목표보다 높고 더 오를 위험 존재. 현 기준금리가 중장기 목표치보다 낮아 0.5%포인트 인상 선호”5월 0.5%포인트 인상 시사

④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큰 단기 불확실성이라는 측면에서 3월엔 0.25%포인트 인상에 동의”

⑤ “모든 참석자, 물가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한 의지. 시장이 연준 능력에 의문 제기하는 게 중요 위험”

⑥ “많은 참가자, 노동시장 강세 및 임금 압박이 계속 강화할 것으로 예측”

⑦ “우크라 전쟁, 미국 및 전 세계 경제에 리스크. 경제상황 따라 통화정책 조정”

연준이 앞으로 매달 950억 달러의 자산감축과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CNBC 기사.


우선 3월 회의록을 보면 “참석자들이 대체로 자산감축 월 상한선을 국채 600억 달러에 모기지담보부증권(MBS) 300억 달러로 하는 게 적절하다고 동의했다”며 “상한선은 시장 상황에 따라 3개월 또는 그 이상의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요. 950억 달러라는 구체적인 수치가 나온 게 처음입니다.

시장에서는 800억에서 1000억 달러 정도를 예측했는데 그 범위 안에는 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상당히 빠른 것이죠. 피터 부크바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018년에는 상한선이 500억 달러였는데 100억 달러에서 단계적으로 500억 달러까지 갔던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바로 (높은 수준에서) 시작한다. 그것이 빠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하나의 핵심 포인트는 0.5%포인트의 금리인상 가능성인데요. 회의록은 “많은 참석자들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2%)보다 높고 더 오를 위험이 존재한다”며 “현재 기준금리는 위원회가 생각하는 것보다 낮기 때문에 0.5%포인트 인사을 선호했다”고 전했습니다.

물론 3월에는 0.25%포인트만 인상됐는데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단기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몰고 올 영향이 더 명확해진 지금은 어떨까요. 국제유가와 휘발유값이 뛰고 전 세계적으로 주요 원자재와 밀·옥수수 같은 식량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라면 인플레이션 관리에 힘을 쏟아야만 할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다가오는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이 확정적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해석했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도 “회의록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아지거나 강해지면 0.5%포인트 금리인상이 더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이 눈 앞에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고 했습니다. 이 정도면 천재지변이 없는 한 5월, 0.5%포인트 확정이라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비둘기파에 대한 희망 버려라”…“2024~2025년에 금리 내리는 소프트랜딩 모델 구현 어려울 것”




눈여겨 볼만한 것은 “모든 참석자(All participants)”가 물가안정을 위해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는 부분인데요. 일부나 대부분 정도가 아닌 모든 사람입니다. 매파, 비둘기파 할 것 없이 전원이 큰 폭의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을 원한다는 거죠. 당분간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올인한다고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제 브레이너드 이사의 발언에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시장에 “이제 정신차려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줬기 때문이죠.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듯 그동안 잊고 있던, 아니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양적긴축(QT)이 전면에 떠오르게 된 셈입니다. 퀸시 크로스비 LPL 파이낸셜의 수석 주식 전략가는 “이번 회의록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비둘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 대한 경고”라며 “그들의 메시지는 당신(비둘기파 기대)이 틀렸다는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는 “지금의 금융시장 조건은 아직 그렇게 많이 긴축되지 않았으며 10년 금리가 2.5~2.6%인 것도 역사적으로 보면 낮다”며 “연준은 아직 (인플레와의 싸움에서) 많은 것을 성취하지 못했으며 더 긴축을 하게 되면 채권금리가 올라가고 주식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봤는데요.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 같은 비둘기파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버려야 할 때다. 연준


더들리 총재는 또 시장 안팎의 소프트랜딩(연착륙) 모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그는 “연준이 단기금리를 3%까지 올리면 경기가 둔화할 것이고 그리고 나서 2024년과 2025년에 연준이 완화정책을 펴면 소프트랜딩을 하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준이 긴축에 나서면 실업률이 올라가고 그들의 의도와 관계없이 이는 경기침체를 낳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계속해서 전해드리듯 월가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늘고 있는데요. 부동산 전문 운용사 스타우드 캐피털 그룹의 배리 스턴리히트 회장은 “미국은 올 하반기부터 상당한 경기둔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고, 부크바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 CIO는 "소프트랜딩은 거의 힘들다. 우리는 경기침체와 주식 매도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하나 알고 있어야 할 것은 비둘기파에 대한 희망을 버리는 기간이 일단 ‘단기간’일 수 있다는 점인데요.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하고 침체에 빠진다면 연준은 다시 돌아설 수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시장은 이미 심각한 타격을 받은 상태일 수 있겠죠. 하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운다고 해서 영원히 금리를 올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중장기적 관점을 갖고 계시면 좋습니다. 그래야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합니다.

“증시 당분간 안 좋아 잘 해야 버티기”…“현 상황 확실히 증시에 순풍 아냐 기업실적은 변수”


어쨌든 현실화하는 연준의 통화긴축은 증시에 확실히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여러 요인이 섞이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주가를 만들고 시장의 방향이 정해지지만 최소한 큰 마이너스 요인이 생긴 것을 주목해야 하는데요.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카론은 “만약 연준이 5월에 0.5%포인트를 올리고 6월에 또 0.5%를 인상한다면 이는 확실이 주식에 순풍은 아니”라고 했는데요.

물론 월가에서는 올해 연준이 총 2.5%포인트가량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예측을 하고 있지만 갈수록 이것이 가격에 더 반영이 되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증시 전망도 좋지 않은데요. 평소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월가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상황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더 떨어지지나 않으면 다행인, 어찌보면 버티기만 해도 좋은 상황”이라며 “최소한 상반기는 안 좋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분간 증시는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위기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현금을 손에 쥔 채 조심해야 한다”거나 “현 상황은 당신이 장기투자자라면 괜찮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현금을 갖고 있는 것은 자체만으로도 마이너스인데 그만큼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얘기일테구요. 5년, 그 이상을 내다본다면 지금의 상황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죠. 어드바이저 에셋 매니지먼트의 클리프 고르소는 “연준은 상당히 뒤처져 있고 금리를 빨리 올려야만 한다”며 “어제 브레이너드의 말이 시장에 공포를 줬는데 높은 금리에 시장 변동성이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하나의 관건이 실적인데요. 이제 1분기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뤄질 겁니다. 투자자들의 바람대로 경제가 아직 탄탄하고 수익이 괜찮다는 증거가 나오면 좋겠지만 나쁜 신호가 잡힌다면 작은 것에도 시장이 흔들릴 수 있는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제 실적 시즌이 오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모든 기업은 아니겠지만 실적이 좋은 일부 업체들이 증시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 수석 주식전략가는 “팬데믹 중에서도 알파벳과 나이키는 수익이 좋다”며 “미국 주식시장은 이런 주식들에 힘입어 연말까지 5%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로 가면 의미있는 수준의 하락세가 나타나겠지만 아직 경기침체가 기본 가정은 아니라고 했지요.

개인적으로는 연준의 지원책이 갈수록 빨리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쪽입니다. 특히 연준의 긴축은 이제 시작입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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