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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위축에 글로벌 패권 위협까지…반도체株 반등까지는 시간 걸릴 것"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그로쓰본부장 인터뷰]

"5월 FOMC 후 코스피 반등 기회 올듯…고점서 일부 덜어내는 전략을"

"저평가 가치주에 집중해야…반도체 악재 많지만 중장기 전망은 밝아"

"친환경에너지·리오프닝도 올해 내내 주목받을 것…조선주도 관심"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그로쓰 본부장/권욱기자




“5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금리 불확실성이 진정되면 3분기 삼성전자(005930) 주가도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봅니다. 다만 반도체 수요가 전반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데다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앞으로 1~2년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겁니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그로쓰본부장은 최근 연일 신저가를 새로 쓰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서 본부장은 1999년부터 주식 운용을 담당한 올해 23년 경력의 펀드 매니저다. 오랜 경험만큼이나 극심한 시장 변동도 많이 경험했던 그는 투자시 ‘리스크 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다.

서 본부장은 지금 삼성전자의 주가를 휘청이게 만드는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거론했다. 첫째는 물가 상승과 글로벌 금리 인상이 가져다준 성장주 전반의 약세, 둘째는 경기 위축 우려에 따른 반도체 수요 약세, 셋째는 미국이 반도체 패권 전쟁을 선언한 가운데 그동안 패권을 쥐고 있었던 한국·대만 기업에 대한 매수 심리 위축이다. 그리고 이중 최근 주가 하락의 촉매가 된 것은 반도체 수요 약세다 . 서 본부장은 “서버는 그래도 괜찮다지만 4~5월에 반등하리라 관측되던 디램(메모리 반도체) 값이 6월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새로 나오고, 최근에는 3분기로 밀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며 “코로나 당시 PC·휴대폰으로 쏠렸던 소비자가 리오프닝 기업들로 몰려간다면 반도체 수요가 더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반등의 가능성도 열려있다. 지금 삼성전자의 주가는 실적 대비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물가 및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이 지금 최고조인 만큼 ‘피크아웃(고점 통과)’시에는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 무드를 탈 조짐도 있다.

그렇지만 서 본부장은 여전히 신중한 접근을 권하며 “반등이 올 때는 일부를 매도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삼성전자의 주요 매수 주체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 패권이 미국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대만의 TSMC나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 대한 투자 심리는 당분간 저조해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 주가 상단의 경우 9만 원 정도까지만 가도 선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삼성전자 성장성에 대한 우려는 주가가 3~4만 원일 때도 있었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성장해 있었다”며 “적립식 장기 투자로 접한다면 결국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그로쓰 본부장




올해 코스피 시장에 대한 전망도 일견 비슷했다. 겹겹이 쌓인 악재 속 수익을 내기 만만치 않은 장세가 당분간 이어지리라는 것이 그의 관측이다. 서 본부장은 “5월 FOMC 이후 금리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당분간 안도 랠리가 나올 수도 있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다시 조정이 올 가능성이 있고 내년까지는 결국 2600~3000선의 박스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 만큼 향후 1~2년 내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본부장은 “통상 기관 투자자들은 장기로 돈을 빌려 단기로 투자하는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 이런 유동성이 막히게 된다”며 “시장에 돈이 안 돌게 되면 높은 확률로 경기 침체가 일어나게 되는데 이르면 내년부터 침체기로 접어들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지금이 나쁘지 않은 투자 시기라는 말도 여러 차례 했다. 코스피가 지금 가치 대비 무척 싸졌기 때문이다. 서 본부장은 “한국 시장은 2600이면 정말 바닥이라고 본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주가수익비율(PER) 10배는 잘 깨지지 않았으며 이 상황에서 정말 예측하지 못한 악재가 터지지 않는 이상은 업사이드 가능성이 더 높다”고 했다. 투자처로도 한국 시장이 미국 시장보다 유망하다고 봤는데 하방이 더 튼튼하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증시는 S&P의 PER가 19배 정도로 과거 15배에 비해서는 비싼 편”이라며 “여전히 하락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지금 선택을 하라면 한국 시장이 더 나아보인다”고 말했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그로쓰 본부장


투자 유망 업종으로는 반도체·자동차 등 △저밸류(PER) 가치주와 △리오프닝 관련주 △친환경 에너지주를 꼽았다. 서 본부장은 “기술·성장주 주가가 많이 빠졌기에 3분기 반등 시기에는 더 크게 오를 수도 있겠지만 주가가 다시 조정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하는 게 좋을 시기”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실적이 괜찮은 반도체와 자동차 역시 주가가 많이 조정을 받았기에 지금 저가 매수해두면 반등 시기에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리오프닝 역시 향후 2년 정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에서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유럽이 러시아·중국의 석유·석탄·가스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데 그렇다고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며 “결국 풍력이나 태양광·원전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인프라 투자 발표 등을 대거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친환경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가장 잘하는 조선 등의 분야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예컨대 친환경 선박이 필요하다고 할 경우 그걸 기술적으로 해낼 수 있는 곳은 한국 조선기업들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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