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위 제지 기업인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가 일제히 종이 가격을 인상한다. 해상 운임 급등으로 국제 펄프 가격이 치솟는 탓에 원가 압력이 갈수록 심해져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말부터 식음료·인테리어·화장품에 이어 종이까지 주요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올라 서민 물가 부담이 급격히 가중되는 모습이다.
20일 제지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5월 1일부터 출고하는 일반 인쇄용지(백상지·미색지·아트지·서적지) 가격을 15% 올리기로 결정하고 고객사에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1월에 이어 올해 벌써 두 번째 가격 인상이다.
한솔제지는 지난해에도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통상적으로 진행하던 기준가(고시가) 대비 할인율을 축소하는 형태로 인쇄용지 가격을 올렸다. 올해도 1월에 기준가 대비 인상을 단행해 인쇄용지 가격을 7% 높였다.
같은 날부터 무림P&P와 무림페이퍼도 인쇄용지 가격을 15% 인상한다. 무림그룹은 한솔제지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7~10% 정도의 할인율 축소를 단행했고 올해 1월에도 기준가 대비 7% 수준으로 인쇄용지 가격을 올렸다. 한국제지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제지 업체의 종이 값 인상으로 관련 제품의 연쇄적인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화장지와 기저귀·물티슈 등의 가격 인상을 비롯해 배달 제품에 많이 사용되는 포장재 가격에 영향을 미쳐 배달비 인상이 이어지는 등 생활 물가에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제지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유가 급등으로 국제 펄프 값이 치솟아 인쇄용지를 팔수록 오히려 손해라는 얘기를 공공연히 할 만큼 제지 업계의 영업 환경이 악화돼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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