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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기업가정신 토크콘서트 "R&D투자 회수율 1.5%…나눠주기식 아닌 선택과 집중 절실"

[국가硏 기업가정신 토크콘서트-KIST]

■ 산학연 '선도형 연구' 위한 제언

출연연·대학 '나홀로 연구' 벗어나

IP전략개발·기술혁신 힘 모아야

퇴직연구원·中企 연계 강화도 필요

실패회피 R&D 문화 개선도 시급

26일 제1회 국가연구소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KIST 편에서 김복철(왼쪽부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윤석진 KIST 원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나종주 바이오액츠 대표가 고광본 서울경제 선임기자의 사회로 기업가 정신 함양 방안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과학기술 패권 시대, 대학과 공공 연구소의 경쟁력이 제자리걸음인데 혁신적으로 틀을 바꿔야 합니다. 산학연이 2인3각 경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정말 협력하고 정부 연구개발(R&D) 시스템도 포퓰리즘식 나눠주기가 아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서울경제가 26일 서울 홍릉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개최한 제1회 국가연구소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KIST 편에서 산학연정 대표, KIST와 홍릉밸리 교수·연구자, 스타트업 대표들은 “출연연과 대학이 추격형 연구에서 벗어나 선도형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정량 평가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며 “산학연의 지식재산(IP) 전략 체계와 혁신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은 “대학과 공공 연구소가 총체적 위기로 성장 동력이 별로 없어 큰 문제”라며 “대학에서도 산학 협력과 기술이전을 얘기한 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으나 정부에서 지원받는 엄청난 R&D 액수에 비해 성과는 비스킷 정도”라고 꼬집었다. 국내 대학의 전체 기술료는 2020년 1005억 원으로 R&D 투자 회수율이 1.56%(한국연구재단 통계)에 그쳐 산학연 혁신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출연연과 대학이 각자 문 닫고 나 홀로 연구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리그’에서 같이 뛰며 시장과 소통할 때 기업가 정신도 커질 것”이라며 “IP의 질을 높이고 사업화하기 위한 예산과 전문 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대의 한 교수 사례를 들며 그냥 논문만 쓰고 특허를 내지 않아 중국에서 그 기술을 베껴 사업화했으나 대처 방안이 없었다고 전했다.

26일 제1회 국가연구소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KIST 편에서 (왼쪽부터) 고광본 서울경제 선임기자,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이종환 서울경제 대표이사 부회장, 윤석진 KIST 원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 하헌필 KIST 책임연구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나종주 바이오액츠 대표, 김영준 이마고웍스 대표가 출연연과 대학의 기업가 정신 함양 방안에 관해 토론한 뒤 엄지척을 하고 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우리가 빛의 속도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새로운 길을 열어야 더 잘 살고 행복해질 수 있다”며 “유일한 해법은 모방 경제의 틀에서 벗어나 산학연이 경쟁하려 하지 말고 같이 가치를 키워나가야 국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KIST의 기술을 이전받은 벤처기업 모임인 K클럽 전 회장인 나종주 바이오액츠 대표는 “KIST 본관 건물이 임진왜란 때 활약한 거북선 모양이다. 이를 설계한 나대용 장군처럼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가 정신을 고취해야 한다”며 “출연연이 기업에 기술이전 후 현장 공정, 시장 적합도 적용, 스케일업 과정에서 이해와 배려를 더 많이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출연연의 퇴직 연구원과 중소기업의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산학연이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융합하는 쪽으로 틀을 바꿔나가는 게 큰 과제”며 “출연연에서도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진정으로 R&D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제도·규제·시스템을 혁신하겠다”고 답했다. 국가적으로도 선도자가 되기 위해 R&D 기획·수행·환류의 모든 평가 제도와 운영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진 KIST 원장은 “KIST는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라는 책을 쓴 고(故) 최형섭 KIST 초대 소장의 말씀처럼 출연연의 맏형 역할을 하기 위해 혁신하고 있다”며 “특허도 이제 질적 관리로 바꾼 결과 연간 890편 출원에서 이제는 600여 편으로 감소했으나 오히려 영향력은 더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KIST·고려대·경희대 등 홍릉특구에서 창업 등 기업가 정신을 고취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구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대학이나 출연연이 논문 위주의 연구를 해오다가 요즘은 기업 지원이 화두가 됐다”며 “세계에서 유례없는 압축 성장 과정에서 출연연과 대학의 역할이 컸고 이제는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할 때다. 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26일 제1회 국가연구소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KIST 편에서 김복철(왼쪽부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윤석진 KIST 원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나종주 바이오액츠 대표가 고광본 서울경제 선임기자의 사회로 기업가 정신 함양 방안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두 사람은 “과학기술이 국가 존립까지 좌우하는 시대라 출연연이 기업과 학계를 아우르는 국가 전략 기술과 선도 기술의 거점 역할을 하겠다”며 “지방 소멸 우려까지 나오는 마당에 출연연 지역 R&D 조직이 중심이 돼 지역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국제정치·경제가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는 가운데 기술 패권이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발을 헛디디면 자칫 끝없는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든다”며 “산학연이 기업가 정신을 갖고 과학기술 혁신과 창조적 파괴에 나서야 한다. 문화·생태계도 바꾸고 연구자에게 실패할 수 있는 권리도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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