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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원 캐디피…"과해"vs"시급 6000원"

13만원서 1년새 2만원 올라

야간 16만·지정 땐 17만원도

골퍼들 "업무 줄었는데" 불만

캐디 "감정노동 여전히 심해"





‘주변 골프장 캐디피 인상 또는 인상 계획에 따라 부득이 인상하게 됨을 안내드립니다.’

이달 들어 전국 골프장 홈페이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지사항이다. 골프장 캐디피가 또 한번 요동치고 있다. ‘캐디피 15만 원’ 골프장이 처음 등장한 게 2020년 8월인데 2년도 되지 않아 15만 원이 ‘대세’로 확산하고 있다.

경기 이천의 한 회원제 골프장은 13만 원이던 팀당 캐디피를 이달 1일부터 15만 원씩 받는다. 이 골프장 캐디는 “이 주변 회원제 골프장은 거의 다 15만 원으로 올렸거나 곧 올린다”고 전했다. 회원제뿐이 아니다. 경기 여주와 이천의 퍼블릭(대중제) 골프장도 각각 2일과 30일부터 캐디피로 15만 원을 받는다.

5일 국내 최대 캐디 커뮤니티 캐디세상에 따르면 캐디피로 15만 원을 받거나 곧 받을 예정인 골프장은 73곳에 이른다. 3부(야간)에 한해 캐디피가 15만 원인 골프장은 뺐는데도 이 정도다.

12만 원이 보통이던 캐디피는 2020년 여름부터 13만 원으로 굳어졌는데 이제는 15만 원이 예사다. 특수한 상황이기는 해도 16만 원이나 17만 원을 받는 곳도 생겼다. 경기 화성·안성·광주 등에서 코스를 운영하는 한 골프장그룹은 3부 캐디피가 16만 원, 안성의 한 퍼블릭 골프장은 지정 캐디의 캐디피가 17만 원이다. 일반 캐디지만 카드로 결제하면 17만 원인 곳도 등장했다.



13만 원에서 한 번에 2만 원이 뛰었으니 골퍼들의 불만은 당연히 크다. 골퍼들의 소통이 활발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13만 원도 비싼데 15만 원은 좀 심하다’ ‘스스로 골프백에서 클럽 빼고 핀까지 거리 찍고 그린 경사까지 다 보는 요즘인데 캐디한테 15만 원?’ 등의 글이 많다.

한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캐디들은 정보가 워낙 빨라 1만 원이라도 캐디피를 더 주는 골프장으로 미련 없이 옮긴다. 주변 골프장에서 캐디피를 인상한다는 얘기가 들리면 싫어도 올려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적정 캐디피에 대한 생각은 다 다르다. 김은상 캐디세상 대표는 “캐디들은 준비하는 시간과 라운드 시간을 포함해 한 팀당 6시간 이상 일한다. 4인 한 팀 캐디피가 15만 원이면 1인당 3만 7500원씩 받는 셈이고 시급으로 따지면 6000원 조금 넘는 정도”라며 “고객 한 분, 한 분에 대한 서비스가 개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렇게 계산해야 한다는 게 캐디들의 인식이다. 캐디의 업무가 예전보다 수월해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감정 노동의 강도는 여전히 높으며 원래 캐디의 주 업무는 경기 진행”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캐디의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이 의무화한 것과 11월 골프장 사업자에 대한 소득 자료 제출 의무화, 올 7월부터 적용되는 고용보험의 영향도 캐디피 인상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캐디 직종은 국민연금·건강보험이 100% 본인 부담인 데다 소득공제 등 절세 혜택도 거의 없어 연봉 6000만~7000만 원을 찍어도 세금으로만 1300만 원이 나간다는 얘기도 있다.

김은상 대표는 “최근 2년 새 골프장 호황에 3부 영업을 추가한 골프장이 꽤 많다. 이 때문에 전국에 18홀 골프장이 50개 늘어난 셈이 됐다”며 “캐디는 최소 4만 명이 필요한데 현재 3만~3만 5000명 수준이다. 캐디피가 심리적 저항선에 다가선 만큼 캐디 구인 시장의 흐름도 캐디피 인상보다는 근무 환경 개선 등 복지 보장 쪽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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