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스냅의 실적 악화 우려에 따른 주가 폭락이 24일(현지 시간) 관련 기술주들을 일제히 끌어내렸다. 스냅의 부진이 디지털 광고 시장의 지형 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투자자들이 SNS 주식에서 대거 이탈하는 모양새다.
CNBC는 이날 에번 스피걸 스냅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로 스냅 주가가 43% 이상 폭락한 가운데 디지털 광고 업계 전반에 냉기가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피걸 CEO는 전날 직원들에게 “거시경제 환경이 우리의 예상보다 더 심각하고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2분기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전한 바 있다. 이 같은 경고가 알려진 후 스냅 주가는 23일 시간 외 거래에서 30% 가까이 폭락했으며 24일까지 급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스냅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43.08% 떨어진 12.79달러에 마감됐다.
스냅뿐만 아니라 디지털 광고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핀터레스트 주가가 23.6% 떨어지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메타플랫폼(-7.6%), 알파벳(-5.0%), 트위터(-5.6%) 등도 하락해 하루 새 미국 SNS 기업의 시가총액이 1350억 달러 가까이 증발했다. 여기에 더트레이드데스크를 비롯한 디지털 광고 전문 기업과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업체의 주가까지 크게 빠지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35% 급락했다.
스냅이 소셜 미디어 업계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음에도 이처럼 파장을 일으킨 것은 스피걸 CEO의 메시지가 기업들의 본격적인 광고비 지출 감소를 알리는 신호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CNBC는 투자 회사 애틀랜틱에퀴티를 인용해 “스냅의 경고는 광고 매출에 의존하는 모든 기업에 분명히 부정적인 신호였다”고 설명했다. 투자 회사 파이퍼샌들러도 “(이번 일은) 스냅이라는 특정 기업을 넘어 거시적인, 산업 전반에 걸친 사안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