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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아이돌 활동도 중단시킨 ‘학폭위 처분’, 도대체 누가 어떻게 내리는 걸까?[지브러리]

소년법과 달리 ‘예방’과 ‘교육 측면’이 강한 학폭위 처분

서로 다른 사건이라도 학폭위 처분은 같을 수 있어

일부 처분은 ‘졸업 즉시 삭제’ 가능한 경우도 있어









최근 하이브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의 걸그룹 르세라핌 멤버 김가람이 중학교 재학 시절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5호 처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학폭위 처분 기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김가람은 현재 지난달 20일을 기점으로 르세라핌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학폭위 처분에 관한 명확한 판단 기준은 아직 모호한 측면이 많다. 경중이 다른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처분 정도가 종종 비슷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연히 욕설을 하고 흉기로 위협한 가해자A ▲욕설과 폭력을 집단적으로 가한 가해자B ▲SNS상에서 모욕적인 말과 욕설로 각종 사이버폭력을 가한 가해자C가 동일하게 5호 처분을 받았다.

도대체 학폭위의 처분 기준은 무엇이며, 그 과정은 어떻게 전개되는 걸까.

‘학폭위’는 형사법과는 목적 및 처리절차가 다르다


학교폭력은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범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범죄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행위일 경우 학교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다. 형사법과는 그 목적과 처리 절차가 달라서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는 신고와 상담을 통해 학교폭력을 인지한다. 이후 관련 학생(피해자·가해자) 보호자에게 해당 문제를 통보하고 학교폭력 사안조사를 위한 전담기구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한다. 학생 및 부모님 면담조사, CCTV 등을 통한 정보 수집, 목격 학생 진술 등을 통해 신고 정황을 파악한다. 전담기구는 조사를 마친 뒤 학교장이 해당 사안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심의하고, 자체 해결이 불가능한 경우 교육지원청에 학폭위 개최를 요청해야 한다. 교육지원청이 학교로부터 학폭위 개최를 요청 받으면, 교육지원청은 21일 이내에 학폭위를 열어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학교폭력에 해당할 시 가해 학생에 대한 선도 조치와 피해 학생 보호조치를 의결한다.

학폭위는 10명 이상 5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때 전체 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해당 교육지원청이 관할하는 학교에 소속된 학생의 학부모로 위촉해야 한다.

가해 학생은 1호에서 9호에 해당하는 처분을 받을 수 있다. ▲1호는 서면사과 ▲2호는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3호는 교내봉사 ▲4호는 사회봉사 ▲5호는 특별교육 ▲6호는 출석정지 ▲7호는 학급교체 ▲8호는 전학 ▲9호는 퇴학이다. 각 처분은 숫자가 높아질수록 강경한 처분을 의미하지 않는다. 청소년 폭력 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석민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 팀장은 “학폭위 처분은 교내에서 내려질 수 있는 수준, 외부에서 내려질 수 있는 수준, 그리고 퇴학으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학폭위에서 처분이 결정되면 학교장은 14일 이내에 해당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해자는 한 가지 이상의 처분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김 팀장은 “학폭위에서 가해 학생에게 1호, 2호 처분을 내려야겠다고 판단이 한 학생은 두 가지나 세 가지, 또는 네 가지 정도의 처분을 동시에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부 처분은 졸업 즉시 삭제 가능하지만, 9호는 삭제 불가


학폭위 처분은 대부분 ‘주홍글씨’처럼 영원히 기록에 남지 않는다. 1호에서 4호 처분은 졸업과 동시에 삭제된다. 만약 가해자가 학업중단자라면 가해자가 학적을 유지했을 경우를 가정해 졸업할 시점에 삭제된다. 5호에서 8호 처분은 졸업일로부터 2년 후에 삭제된다. 마찬가지로 학업중단자는 해당 학생이 학적을 유지했을 경우를 가정해 졸업했을 시점으로부터 2년 후에 기록이 삭제된다. 그러나 가해자가 졸업 직전 전담기구 심의를 거친다면 졸업과 동시에 삭제도 가능하다. 그런데도 최고 처분인 9호는 졸업을 해도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삭제할 수 없다.



학폭위 처분이 상황에 따라 삭제될 수 있어 가해자는 낙인을 지운 채 평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학교폭력 피해자는 억울함을 호소하곤 한다.

또한 가해자가 초등학생·중학생 같은 의무교육대상자라면 9호 처분은 받을 수 없다. 9호 처분에 해당하는 학교폭력을 일삼았더라도 의무교육대상자는 최대 처분인 8호 처분(전학)까지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폭위 처분을 두고 ‘실효성 없는 제재’, ‘솜방망이 처분’ 등 비판의 목소리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학폭위 처분도 말 그대로 ‘처벌’이다. 미미할지라도 가해자 삶에 영향을 미친다. 국제중학교, 특수목적고등학교(과학고등학교·외국어고등학교·예술고등학교 등), 대학 진학의 일부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요구한다. 이들은 졸업 이전에 지원해야 하므로 상급학교로 진학하는데 지장이 갈 수밖에 없다.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겐 지울 수 없는 ‘평생의 트라우마’


지난해 9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1년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44만 명 가운데 가해 경험이 있다는 1만 2300명은 가해 이유로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35.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지난해 9월 발표된 ‘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보고서. /출처=교육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처럼 장난으로 한 말과 행동일지라도 혹자는 큰 스트레스를 받거나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 김 팀장은 “피해 학생들이 제일 먼저 원하는 것은 오히려 사과다. 피해 학생들 입장에서는 성인이 되어서도 학교폭력이 평생 가는 트라우마이기 때문”이라며 “기사나 뉴스 같은 미디어 매체를 통해 학교폭력을 접하게 되면 피해자는 공감 그 이상으로 그 폭력을 똑같이 당했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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