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여제’로 불리는 애비 조지프 코언 전 골드만삭스 수석 애널리스트가 LG화학(051910)을 올 하반기 최우선주(톱픽)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개발·생산하는 LG화학이 증설 효과와 그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하면서다. 증권가 역시 고부가 사업군인 첨단 소재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올려 잡으며 LG화학이 재평가 구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코언은 미국 투자 전문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LG화학을 하반기 톱픽으로 꼽았다. 그는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사업에 주목했다. 그는 배터리 부문이 LG화학 세전이익의 30%를 차지하는데 설비가 확장되면서 2년 내에 50%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최근 하락세를 보여 온 LG화학의 주가가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LG화학의 이날 종가는 52만 1000원으로 연초 대비 30% 넘게 하락했다.
증권가 역시 LG화학이 공격적으로 첨단 소재 부문에 투자를 진행하면서 성장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3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해 양극재·분리막 등 전기차 배터리 소재 관련 분야에 전액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첨단 소재 부문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32% 상향 조정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기초 소재보다 더 높은 성장과 밸류에이션 적용이 기대되는 첨단 소재의 이익 모멘텀이 예상보다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며 “양극재 등 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증설과 라인업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LG화학이 앞장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 코언 역시 LG화학이 그린본드 등 ESG 연관 사업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린본드는 발행 대금의 용도가 기후변화·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 및 인프라 투자에 한정되는 국제 채권이다.
한국과 미국의 배터리 동맹이 강화되면서 LG화학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방한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만나 한미 간 배터리 소재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북미 지역 내 양극재 공장 신설 등의 구상을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