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바이오 전문가 10명 중 6명이 향후 2년간 신헉 승인 속도가 단축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신약 허가와 승인 절차를 겪으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각국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싸이티바는 21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022 싸이티바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회복지수 특별 좌담회'를 열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결과는 ‘2022년 정부 정책 및 규제’ 항목에 대해 전 세계 18개국 500명의 기업관계자(약 800억 이상 매출 규모 기업 임원진)를 대상으로 한 심층 조사로 이뤄졌다.
좌담회에 참석한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은 "사무총장은 팬데믹 기간에는 기업의 연구 진행과 정부 규제기관이 동시에 검토하는 ‘롤링리뷰(rolling review)’가 진행됐다"며 "다만 이는 특수 상황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지속 가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승범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부학장은 “신약 허가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요구되던 행정적 지연이 개선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신약허가 프로세스 단축에 따른 비용 절감 및 신약개발 주기 관리가 가능하다”며 “이는 기업의 효율성 및 글로벌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강화된 정부와의 협력에 대해 산업계의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응답자 중 51%가 정부 개입이 신약의 시장 출시 속도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반면, 25%는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정부와 산업의 협력이 어떤 부분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산업의 경제 성장은 58%로 가장 높은 응답을 받았고, 공급망 회복은 52%, 산업 혁신과 인재 확보는 49%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공급망 회복은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가장 중요한 화두였다. 조사 대상자들도 공급망 안정을 위해 정부가 국내 제조업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프란시스 반 패리스 싸이티바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은 "국가의 공급망 확보 정책은 기업의 전략과 함께 할 때 시너지 효과가 난다"며 "싸이티바의 한국 투자 건 역시 한국 정부의 바이오산업 장려 정책과 싸이티바의 ‘지역 내 수요는 지역에서 해결’한다는 전략이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특히 바이오 인재 육성 부문에서 정부의 협력이 가장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인재 부족은 ‘2021년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회복지수’에서도 평균(6.6점) 대비 가장 낮은 점수(6.27점)를 받았다. 프란시스 반 패리스 사장은 “바이오 공정에서 가장 기본인 장비 세척 업무에도 5년 이상의 트레이닝이 필요할 정도로 현장형 바이오 전문가 양성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바이오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산업뿐만 아니라 정부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석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회장도 “장기적인 계획과 투자를 요구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 주도하에 인재 양성을 담당하는 통합기관을 마련해 운영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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