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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량 116㎜ > 배수용량 85㎜…물 고이는 '항아리 지형'도 한몫 [이상기후에 갇힌 한반도]

[강남 또 물바다 된 원인은]

이상기후에 과거 기반 예측 한계

예산 탓 배수구역 공사도 미뤄져

"목동처럼 장기적 관점서 설계를"

전날부터 계속된 집중 호우에 9일 오전 서울 강남역 일대 도로에 빗물이 고여 있다. 연합뉴스




8일 집중 폭우에 따른 침수 피해는 유달리 강남 지역에 집중됐다. 주변 지역보다 지고가 낮은 지정학적인 원인에다 빗물을 배출하는 배수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해 침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8일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강남구 116㎜, 서초구 110㎜을 기록했다. 강남 지역의 시간당 최대 강수 처리 용량인 85㎜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당초 서울시는 30년 빈도의 강우량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배수 시스템을 설계했지만 8일 이를 훌쩍 뛰어넘는 120년 빈도의 폭우가 내리면서 침수 피해가 커졌던 것이다.

강남역 일대는 주변보다 17m 이상 낮은 지형 구조로 예전부터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빈번히 발생했다. 서초와 역삼 고지대에서 내려오는 물이 고이는 항아리 지형인 데다 반포천 상류부의 통수 능력 부족 등으로 침수가 잦았다. 2010년에는 시간당 최대 45㎜의 비가, 2011년에 시간당 최대 60㎜의 비가 내려 강남역 일대가 침수되기도 했다.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2015년 ‘강남역 일대 및 침수취약지역 종합배수 개선 대책’을 발표하고 30년 빈도 최대 강우량인 95㎜의 홍수 대응 능력을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서울남부터미널 일대 빗물을 반포천 중류로 분산하는 유역 분리 터널 공사와 배수 구역 경계를 조정해 잘못 설치된 하수관로를 바로잡는 공사였다. 하지만 예산과 설계 문제로 착공이 지연되면서 반포천 유역 분리 터널은 2018년 착공에 들어가 올해 6월 완공됐다. 그 사이 2020년 8월 강남역에 하수가 역류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반포천 유역 분리 터널 공사로 현재 일대의 시간당 최대 강수 처리 용량은 85㎜인 상태다.

배수 구역 경계 조정 공사는 하천 수위보다 높은 고지대와 저지대의 경계를 조정하는 사업으로 애초 2016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예산 등의 문제로 2024년까지 사업이 연장됐다. 배수 구역 경계 조정 공사가 마무리되면 시간당 최대 강수량 95㎜까지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과거 빈도의 기준으로 기반 시설을 설계하는 방식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강남역 일대는 북쪽에서는 신사역 일대, 남쪽에서는 뱅뱅사거리, 서쪽에서는 테헤란로를 따라 역삼 일대, 사방에서 물이 몰려들어 공사가 완공돼도 피해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신사역 일대에서 몰리는 물을 반포천으로 일부 돌리고 강남역에 몰리는 물이 한강으로 빠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목동의 경우 강남과 비슷하게 한강 이남에 도시가 만들어졌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설을 설계한 덕분에 이번 물난리에서 안전할 수 있었다”며 “기후가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수치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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