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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폭탄에 영업익 뚝뚝…'메이저' 넷마블·엔씨도 채용한파

[임금인상의 역습]

■ 게임사 인력 5년만에 감소

한번 올린 임금 내리기 힘든데

신중한 고려없이 릴레이 인상

넷마블 2분기 적자폭 두배 확대

컴투스도 영업익 65% 뒷걸음질

넥슨은 호실적에 공격채용 유지





국내 게임 회사 인력이 5년 만에 줄어든 것은 지난해 초 업계를 휩쓸었던 ‘연봉 인상 릴레이’가 발단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높아진 인건비 부담이 실적 악화로 이어지자 결국 회사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메이저’ 게임사들도 지난해부터 단행된 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2분기 실적 공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넷마블은 지난 1분기 인건비가 전년 대비 30% 증가하며 10년 만에 적자 전환(119억 원)했는데 2분기에는 적자 폭이 347억 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컴투스는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거뒀지만 영업이익(38억 원)은 전년 대비 65.6% 뒷걸음질을 쳤다. 인건비(385억 원)가 같은 기간 무려 51% 증가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분석 대상에 포함된 10곳의 게임사 중 지난해 연봉 인상 행렬에 동참하지 않은 회사는 카카오게임즈·위메이드·데브시스터즈 3곳뿐이다. 엔씨·넷마블·컴투스·컴투스홀딩스·펄어비스·크래프톤은 연봉 일괄 인상을 단행했고 웹젠은 임직원 연봉을 평균 2000만 원 인상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임금은 한 번 올리면 다시 내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게임사들이 지난해 이 점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 너도나도 임금을 인상한 결과 지금의 채용 한파가 불어닥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금 인상의 역풍은 이미 ‘체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들을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갔다. 올 6월 30일 대량 권고사직을 통보한 게임 스타트업 ‘베스파’가 대표적이다. 김진수 대표가 전 직원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90% 이상의 인원에게 해고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파는 10여 명의 핵심 인력만을 남겨둔 채 이달 1일부터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베스파는 ‘킹스레이드’의 흥행으로 2018년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2019년부터 신작 부재로 적자가 누적됐다. 지난해 3월 수백억 원대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전 직원 연봉을 1200만 원 일괄 인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인건비 부담으로 경영 악화가 가속화되고 설상가상으로 올 4월 출시한 신작 ‘타임디펜더스’마저 흥행에 실패하자 결국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 2020년 12월 349명이던 인력은 지난해 12월 191명, 권고사직 직전에는 105명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외에도 지난해 연봉 1000만 원 일괄 인상을 단행했던 ‘별이 되어라’ 개발사 플린트의 2021년 영업손실은 92억 원으로 전년 51억 원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개발자를 대상으로 연봉을 최소 2300만 원 인상한 소셜 카지노 스타트업 베이글코드도 지난해 영업손실이 92억 원으로 전년 51억 원에서 2배가량 불어났다.

게임사들은 인건비 문제뿐 아니라 현재 대외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코로나19 거리 두기 해제 후 모바일 게임 이용자가 줄고 있는 데다 거시경제까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주요 게임사들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당분간 신규 채용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미국식의 대규모 구조 조정은 불가능한 만큼 현재 확보한 인원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겠다는 방침이다. 도기욱 넷마블 각자대표는 “현 시점부터는 그룹 차원에서 인력 충원을 제한할 계획”이라며 “(당분간) 인건비는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기존 인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위메이드는 채용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블록체인 신사업 투자 차원에서) 분기별로 80~100명의 인원을 충원할 계획”이라며 “인건비 증가 폭은 분기당 30억 원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봉 인상 릴레이의 스타트를 끊은 넥슨도 채용을 유지해나갈 방침이다. 넥슨의 2분기 전체 인력은 창사 이래 최초로 7000명을 돌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255명 늘었다. 넥슨은 올해 하반기까지 500여 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넥슨이 채용 한파 속에서도 남다른 ‘배짱’을 부릴 수 있는 건 이번 분기 역대급 호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넥슨은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817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분기는 물론 상반기(1조 7516억 원) 누적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매출이다.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4’ 등 기존작의 꾸준한 실적과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흥행이 더해진 결과다.

위 교수는 “넥슨 또한 던파 모바일이 흥행하지 못했다면 이같이 공격적인 채용을 이어가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결국 경쟁력 있는 신작을 개발했는지 여부가 게임사들의 성패를 갈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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