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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샴페인' 터졌지만… 키아프는 '박수'로 끝났다

막 내린 '키아프 서울' 성과·과제

10억 웃도는 정상화作 등 팔렸지만

작년 650억 최대매출과 실적 비슷

프리즈와 작품의 다양성 등서 열세

헤비급 vs 라이트급 체급차이 보여

국내 갤러리들 간 '전략적 제휴' 등

몸집 키워야 글로벌 스타 양성 가능

'프리즈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람객들이 코엑스 같은 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키아프 서울'의 조현갤러리 부스에 출품된 김종학 화백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프리즈(Frieze)는 샴페인을 터뜨렸고, 키아프(kiaf)는 박수를 쳤다.

지난 2일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과 나란히 코엑스 1·3층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아트페어 ‘키아프 서울’이 6일 막을 내렸다. 아트페어에 앞서 열린 ‘삼청나이트’ ‘한남나이트’ 등의 사전 행사까지 대략 일주일 간 서울 전역을 예술로 들썩이게 했던 행사가 마무리 됐다. 파티를 끝낸 두 아트페어는 한국 미술계에 상당한 숙제를 남겼다.

◇키아프, 예년수준 선방

프리즈 서울 같은 수십억 원대 작품 거래는 없었지만 키아프도 판매 실적은 좋았다. 갤러리현대에서는 10억원을 웃도는 정상화의 작품을 비롯해 이건용·이강소 등의 작품이 판매됐다. 국제갤러리에서는 4억8000만~5억8000만원 선에 거래되는 하종현의 ‘접합’ 연작이 2점이나 팔렸다. 가나아트 부스에서는 4억 원대 김구림 작품이 판매되는 등 호조세를 보였다. 조현화랑에서는 박서보·이배의 구작이 활발히 팔렸다. 한 벽에 촘촘히 걸어둔 원로화가 김종학의 650만원(5000달러)대 소품 36점은 첫날 ‘완판’을 기록했다. 키아프에 참가한 중견 갤러리 대표 A씨는 “외국에서 온 관객이 많을 줄 알고 미국인 인턴을 고용했으나 첫날 VIP오픈 때를 제외하고는 프리즈에 비해 외국 고객 비중이 적었다”면서도 “국내, 젊은 관객이 많았고 전반적인 판매는 예년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는 매년 폐막에 맞춰 판매 총액을 발표해 왔으나 올해부터는 이를 폐지했다. 아트페어의 특성상 사전 및 사후 판매도 이뤄지고, 개별 갤러리 판매 상황을 집계하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매출근거도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표된 키아프 거래 총액은 65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중견 갤러리의 디렉터 B씨는 “프리즈 출품작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품값이 저렴하다고 체감한 고객들이 1000만원 이하에서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도약을 위한 반성

예술행사의 성패는 다양성에 달려있다.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프리즈에 참가한 외국 화랑들은 한국 미술시장을 흔들기로 작정한 듯 과감하고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 것에 비해 우리는 안이했음이 느껴졌다”면서 “꽃 그림, 달항아리 등 예쁘고 단조로운 소재의 작품이 천편일률적으로 보인다거나 ‘단색화’ 유행에 맞춘 추상화 일색, 유행 타듯 비슷한 달동네 풍경이 자주 등장하는 등 기존 국내 아트페어의 구태가 사라져야 한다는 국내 갤러리들의 자각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키아프에서 포착된 국내 미술의 경쟁력은 갤러리 특색을 보여주는 젊은 작가군이었다. 갤러리현대 김재석 실장은 “이슬기,이강승,김성윤 등 젊은 작가 작품이 첫날 모두 팔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젊은 컬렉터층이 또래 작가에 관심을 갖고 함께 성장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조현화랑도 젊은 작가 안지산의 작품 10점을 비롯해 조종성, 이강우 등이 ‘솔드아웃’ 됐다.

미술평론가 정준모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대표는 “프리즈와 나란히 열린 키아프는 헤비급과 싸우는 라이트급 만큼이나 현격한 체급 차이를 드러냈다”면서 “외국 메가갤러리의 자본력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내 갤러리들이 M&A나 화랑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라도 몸집을 키워야하고, 그래야 글로벌 스타를 양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키아프는 화랑협회가 주최하기에 회원 화랑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면서 “프랑스의 유서깊은 아트페어 피악(FIAC)이 최근 ‘아트 바젤’에 개최지를 내 줄 정도로 밀리듯 아트페어 전문 기획사의 체계적인 마케팅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일반 입장권만 7만원인데, 국내 그 어떤 전시 입장권도 이렇게 고가였던 적은 없다”면서 “20만원짜리 입장권도 조기 매진이고, 행사 내내 입장줄이 길게 들어섰다는 것은 미술 향유에 대한 우리 국민의 달라진 눈높이와 향후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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