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플랫폼주인 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올 들어서만 40% 이상 하락하는 등 최악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개미들은 최근에도 단기간에 1200억 원어치의 순매수를 이어가는 등 변치않는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평균 매수단가를 고려할때 25% 이상의 손실을 본 투자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개미들의 사랑이 단기간에 보답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증권가 역시 두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성은 인정하면서도 긴축으로 내달리는 금융환경 속에서 ‘네카오’로 대표되는 성장주가 빠르게 주가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4거래일(13일~16일)동안 개미들은 네이버를 785억원 사들이며 단번에 순매수 3위까지 끌어올렸다. 카카오 역시 435억 원의 매수세가 들어오며 개인 투자가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각각 660억 원, 567억 원어치를 팔았고, 기관은 네이버 228억 원을 팔고 카카오 126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네카오의 주가가 다시 추락하는 가운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으리라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지난 14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6일에는 장중 21만 9500원까지 추락,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 역시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며 6만 6900원까지 주가가 내려앉았다. 두 기업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각각 41.88%, 40.53% 주저 앉았다.
개인 투자자의 선호도가 높은 두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개미들의 손해도 막심하다는 분석이다. 순매수 거래대금과 거래량 등으로 추정한 네이버의 올해 평균매수가격은 29만 9869원으로 16일 종가(22만 원) 대비 손실률이 26.63%에 이른다. 카카오 역시 올해 평균매수가격이 8만 9967원으로 관측돼 16일 기준 25.63%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
네카오의 반등을 기대하며 개미들의 저가매수는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우선 실적 둔화 우려가 크다. 연평균 24%%를 기록하던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세가 올 들어 15% 수준으로 둔화되면서 네카오의 실적 하락도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네이버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3558억 원으로, 3개월 전(3989억 원) 대비 12.11% 줄어들었다. 카카오 역시 올 3분기 198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3개월 전(2303억 원) 추정치 대비 15.78% 감소한 수치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금리 인상 등의 외부 금융환경이다. 실제 네카오의 추락은 미국발 금리 인상과 관계가 깊다. 금리 인상은 통상 플랫폼주와 같은 성장주에 악재로 작용하는데, 성장주가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주가수익비율(PER) 등 멀티플을 깎기 때문이다.
7월 긴축이 완화되리라는 전망 속에서 일시적 회복세를 보였던 두 기업이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지난 13일 이후 재차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CPI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며 물가 피크아웃 기대감이 꺾였고 금리 인상 공포가 다시 시작됐다. 미국 2년물 단기국채금리가 3.9%를 넘나들며 4.0%를 넘보는 현 상황에서 ‘네카오’의 단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주는 올해 내내 매크로 환경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주가가 하락했다”며 “이들 기업의 펀더멘탈은 매크로 환경 영향을 극복할 만큼 우수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 이슈와 성장성 둔화에 대한 공포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익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성장률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이미 반영돼 있는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네이버의 경우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주요 사업부의 성장률 하락 추세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역시 “인터넷 업종에 부정적인 대외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시장 선도자로서 위기를 타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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